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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용천역 폭발 참사] "병원마다 어린 환자 울음바다"

중앙일보

입력

용천 참사 6일째인 27일 중국 단둥(丹東)에서는 용천과 신의주에 다녀온 화교들이 현지의 참상을 생생하게 전했다.

화교들에 따르면 신의주의 도립병원과 시립병원.방직병원.산원(産院) 등 네곳에 환자들이 분산 입원해 있으나 열악한 설비로 인해 손도 제대로 써보지 못한 채 숨지는 희생자들이 늘어나고 있다는 것이다. 용천에 다녀온 한 화교는 "한약방에도 부상자들이 수용돼 있었다"며 "대부분 얼굴 피부가 거의 벗겨진 상태였으며 어린이들은 눈을 붕대로 가린 채 울고 있었다"고 말했다.

광저우(廣州)출신의 한 화교는 "15세인 중학생 조카가 신의주 병원에서 치료를 받다가 오랫동안 떨어져 있던 아버지를 부르면서 숨졌다는 연락을 받았다"며 장례준비를 위해 급히 신의주로 향했다.

단둥에서는 화교들의 증언을 바탕으로 해 북한 당국이 150명이라고 밝힌 사망자 통계는 "웃기는 숫자"로 일축되는 분위기다. 한 소식통은 "현지에서는 아직 사망자가 2000여명은 넘을 것이라는 얘기가 나돌고 있다"고 전했다.

한편 사고현장을 둘러보고 27일 베이징(北京)에 도착한 토니 벤버리 세계식량계획(WFP) 아시아 국장은 이날 유엔빌딩 회의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신의주 병원에 분산 입원했던 부상자 중 일부가 퇴원하기 시작했다고 밝혔다.

베이징.단둥=유상철.유광종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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