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기업 세계화 추세에 발맞춰 브랜드 제작에 큰 관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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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1면

「기업의 얼굴,브랜드(상표)는 어떻게 만들어야 할까.」 중소기업들이 세계화 추세에 발맞춰 독자 브랜드 제작에 큰 관심을 보이고 있으나 정작 마땅한 인력도 없고 자금도 달려 고민하는 경우가 많다.
급한대로 사내공모등을 통해 알기 쉽고 번뜩인다 싶은 이름을 뽑아 쓰기도 한다.그러나 사람이름을 지을때 사주팔자(四柱八字)를 고려하는 것처럼 브랜드도 여러가지를 따져보고 지어야 시행착오를 줄일 수 있다.
먼저 경쟁업체와 시장 동향을 따져야 한다.적을 알고 나의 이름을 지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때 비슷한 이름을 모방하는 사례도 종종 있으나 이는 소비자들에게 자칫 싸구려 제품이란 인식을 심을 수 있고 지적재산권 분쟁에 휘말릴 우려가 있다.
최근 한 정유회사가 처음으로 「테크론」이란 휘발유 브랜드를 만들어 시장확대에 성과를 올린 것은 정유시장에 제대로 된 브랜드가 없다는 점을 파고들었기 때문이란 분석이 많다.이후 경쟁 정유업체들이 뒤따라 브랜드를 내놓았지만 선수를 놓 쳤다는 이야기를 듣고 있다.
중소 문구업체인 문교교재사는 최근 수출제품용 브랜드로 「세네라미」를 만들었다.경쟁업체들이 「모닝글로리」「에버그린」등 영문브랜드를 내놓아 자리를 잡은데 자극받아 세모.네모.동그라미란 뜻이 함축된 순 우리말 브랜드로 차별화했다.바이 어들로부터도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내세울 제품이 노리는 소비자 계층도 고려해야 한다.예를 들어유아용품 기저귀에 「짝짜꿍」이라고 붙여도 괜찮을 것 같지만 이는 구매자가 어머니라는 사실을 간과한 브랜드가 된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브랜드네이밍(작명)전문업체인 ㈜인워드컨설팅의 노장오(盧長吾.
36)사장은 『브랜드를 만들때 조어(造語)에만 매달리는 경향이있다』고 지적하고『제품특성등 마케팅전략,기존 브랜드 분석,지적재산권 침해여부등을 종합적으로 판단해 지어야한다 』고 조언한다. 책정한 광고예산에 따라 브랜드전략도 달라져야한다.브랜드 광고비용이 넉넉하면 추상적이고 독창적인 내용의 브랜드를 만들어 꾸준하게 소비자들에게 인식시켜 줄 수 있지만 그렇지 못하면 브랜드에 제품의 기능이나 특성을 함축시키는 것이 좋다 .
대기업도 그렇게 한다.한국통신은 시외전화 브랜드로 「바로텔」이란 이름을 지었다.반복광고를 안해도 소비자들에게 얼른 각인시킬수 있는 이점 때문이다.
브랜드제작 컨설팅을 받으려면 일반광고회사.디자인업체.전문네이밍업체등을 찾으면 된다.
고윤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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