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륜 레이스에서 선수들 배번따라 징크스 있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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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8면

경륜 레이스에서 선수들은 크고 작은 배번 징크스를 갖고있다.
지난 15일(14회차 2일째)제12경주.경륜스타인 원창용은 데뷔이래 처음으로 5번 배번으로 우승하는 이변(?)을 연출했다. 원창용은 배번 5번에 유달리 약해 데뷔이래 지난 2년간 노란색 경주복(5번)을 입고 뛴 레이스에서 단 한차례도 우승하지못했으나 이날 보기좋게 1위로 골인,지금까지의 악연을 깨끗이 청산한 것이다.
원창용의 5번징크스는 경륜팬들에게도 익히 알려진 사실.이 때문에 가장 확실한 1착후보임에도 원창용이 5번째로 벨로드롬에 들어서는 경주에서는 베팅이 다소 망설여졌으나 이날 우승으로 인해 경륜객들의 불안요소 하나를 덜게됐다.
그러나 원창용과 달리 특정번호(1~7번)에 대한 징크스를 탈피하지 못한 선수들도 많다.
김보현은 별명인 「터미네이터」답지 않게 4번만 보면 주눅이 든다.『죽을 사(死)가 연상돼서인지 청색 경주복(4번)만 입으면 경기가 풀리지 않는다』는 것이다.
정세연.정덕이는 나란히 5번기피증을 앓는 경우며,공성열은 3번만 달면 성적이 부진하다고 하소연한다.또 김철석은 7번만 달면 『7번째로 들어올 때가 많다』며 찜찜해 하고있다.
선수들의 특정번호 기피증은 뚜렷한 이유가 없다.레이스 기량이우수하고 작전을 자유자재로 구사하는 전천후 선수들에게는 몇번째로 벨로드롬에 입장하는가는 실제 경주에 큰 영향을 미치지 못한다. 그러나 경주스타일이 개성적인 일부 선수들에겐 배번에 따른입장순서에 신경이 쓰이는 것도 사실이다.레이스에서 유리한 위치를 확보하려는 자리잡기경쟁이 입장순서로 인해 수월해지거나 그 반대로 될 수 있기 때문이다.경륜전문가 송종국씨는 『기량이 같을 경우 일반적으로 앞서 달리는 스타일은 뒷번호(5~7번)가,뒤에서 붙어가다 앞지르거나 견제를 잘하는 스타일의 경우에는 앞번호(1~4번)가 유리하다』고 말하고 있다.
임용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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