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윤옥 여사, “지금은 입덧이 끝나가는 시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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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 대통령 부인 김윤옥(오른쪽서 셋째) 여사가 5일 청와대에서 여성기자단과 오찬 간담회에서 환담하고 있다. [오종택 기자]

이명박 대통령 부인 김윤옥 여사는 5일 국내 언론사 여기자들과의 간담회에서 “지금은 (임산부로 치면) 입덧이 끝나가는 시점”이라고 말했다. 현 정부 출범 초부터 이어진 난국을 임산부의 ‘입덧’에 비유하고 이제는 안정기에 접어들었음을 표현한 것이다. .

김 여사는 “한 생명을 탄생시키는 데는 열 달이 걸린다. 항상 어려울 때면 입덧하는 기간이라 생각한다”며 “그러나 올림픽을 통해 국민들의 기분이 좋아진 것처럼 입덧도 서서히 사라지고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입덧이 지나면 태동을 하고 좋은 태교를 하면 훌륭한 새 생명이 탄생한다”며 “조금 기다리시면 임기 동안 차츰 나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김 여사는 “그러기 위해 내가 야당 역할도 하겠다”며 “좀 못하는 점이 있더라도 앞으로 잘하라고 긍정적인 말을 해 주면 좋겠다”고 했다.

청와대 본관에서 오찬을 겸해 이뤄진 간담회에 참석한 김 여사는 “매우 긴장된다”면서도 간담회 내내 밝은 표정과 재치 있는 답변으로 분위기를 이끌었다.

“대통령보다 더 인기가 좋은 것 같다. 정치할 생각은 없느냐”는 조크가 나오자 그는 “공천을 안 줘서 못했다”고 웃으며 받아 넘겼다. 이 대통령과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와의 관계에 대한 질문에는 답변을 하지 않았다. 다음은 일문일답.

-쇠고기 파동 때 심경은.

“정부가 들어선 뒤 처음 맞는 힘든 상황이었다. 그러나 국민들에게 다가가서 미리 제대로 설명 드리지 못한 점은 반성했고 우리를 뒤돌아보는 계기가 됐다.”

-친인척(사촌 언니 김옥희씨) 비리에 대한 생각은.

“국민께 죄송하다. (대통령 부인) 자리가 굉장히 어렵다는 걸 알았다. 선거 기간 친인척이 나서는 걸 견제했는데 이런 일이 일어나 죄송하고 몸둘 바를 모르겠다. 셋째 사위(조현범 한국타이어 부사장) 문제는 조사 중이니 결과를 지켜보려 한다.”

-최근 불교계와의 갈등이 심각한데.

“묵묵히 지켜보면서 대화할 기회가 있으리라 생각한다. 사찰을 방문해 스님들께 고충을 듣고 중재 역할을 하려 노력하고 있다.”

-대통령의 장·단점은.

“장점은 잔소리를 안 하는 것이다. 단점은 꼭 새벽 5시에 일어나 일찍 (집무실로) 내려가시는 거다. 직원들이 ‘좀 늦게 내려 보내시라’고 해 8시에 나가던 걸 30분 늦췄는데도 ‘9시쯤 출근하게 하시라’는 얘기가 나왔다. 그래서 내가 ‘9시에 출근하라는 건 대통령을 두 번 죽이는 것’이라고 말했다.(웃음)”

-이상적인 퍼스트레이디상은.

“나는 1970년대 사고가 많이 남아 있어서 너무 나서거나 뒤지지 않게 (대통령과) 보조를 맞춰가며 열심히 최선을 다하겠다.” 

이가영 기자 , 사진=오종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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