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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MBC,각각'전설의 고향'.說話 재조명 프로 등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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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3면

설화는 과학시대 이전 옛날사람들에게 자신이 사는 주위환경의 질서를 설명해주는 중요한 장치였다.바닷물이 짠 것은 소금을 빚는 맷돌이 빠져있는 때문이고 수수밭이 붉은 것은 호랑이가 죽을때 튄 피 때문이다.이처럼 자연의 수수께끼를 명쾌 하게 풀어주는 설화는 무지의 어둠을 밝혀주는 등불이면서 별다른 오락이 없던 당시 긴긴밤 무료함을 달래주는 즐거움이기도 했다.
그 설화가 브라운관의 드라마와 다큐멘터리로 각색돼 시청자들을찾아온다.KBS-2TV는 26일부터 두달간 『전설의 고향』(수.목 밤9시50분)을 부활하며,MBC-TV는 7월1일『다큐멘터리-이야기 속으로』(월 밤7시30분)를 시작한다 .두 프로는 경쟁적으로 기획돼 같은 시기에 방송됨으로써 브라운관의 설화 붐을 예고하고 있다.『전설의 고향』은 77년 시작돼 12년동안 5백50여편이 소개됐고 「저승사자」등 독특한 캐릭터로 가족시청자들에게 꾸준한 인기를 누렸던 동명의 드라마를 리메이크한 것.
89년 소재고갈과 드라마 현대화를 이유로 막을 내렸으나 7년만에 부활돼 유행의 반복성과 설화의 생명력을 반증하고 있다.새 『전설의 고향』은 달라진 90년대의 구미에 맞게 컴퓨터그래픽과몰핑기법등 테크놀로지를 앞세워 눈길을 끈다는 전략이다.그러나 정말 중요한 것은 상생(相生)과 물아일체(物我一體)정신이 어려있는 우리 설화만의 뛰어난 이야기 구조를 현대적으로 각색해내는솜씨다.『전설의 고향』을 12년간 연출한 기획자 최상식 주간은『과거 작품중 오늘날에도 흥미를 끌기에 충분한 15편을 엄선했다』고 밝힌다.
『다큐멘터리-이야기 속으로』는 과거의 전설뿐 아니라 후대에 전설이 될만한 오늘의 이야기를 논픽션으로 소개한다는데서 『전설의 고향』과는 구별된다.과학이 발달한 요즘도 시골에서는 가축들에게 돌림병이 들면 이를 풍수지맥을 건드린 탓으로 믿고 있으며그밖에도 과학이 설명할 수 없는 허다한 수수께끼가 주위에 존재하는게 사실이다.『다큐멘터리-이야기…』는 이런 일들을 민속학적견지에서 편안하고 구수한 이야기로 각색해 「합리적 사고」에 갇힌 현대인들에게 선사할 방침이다.
강찬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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