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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프랑스 공상物 "잃어버린 아이들의 도시"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42면

영화에서 시각적인 놀라움과 환상을 기대하는 관객이라면 오는 15일 개봉되는 프랑스영화 『잃어버린 아이들의 도시』가 즐거운여행이 될 것이다.
지난해 칸영화제 공식 개막작인 『잃어버린 아이들의 도시』는 91년 데뷔작 『델리카트슨의 사람들』로 기발한 상상력을 인정받은 장 피에르 주네.마르크 카로 감독 콤비의 두번째 작품이자 마지막 공동작이다.14년동안 이 영화를 구상해온 주네.카로 콤비는 『델리카트슨의 사람들』의 성공에 힘입어 제작에 착수할 수있었다. 『잃어버린 아이들의 도시』는 관객의 상상을 뛰어넘는 재치와 특수효과 장면들이 약간 복잡한 이야기 구성을 충분히 보상해 준다.즐거움의 상징인 산타할아버지가 굴뚝에서,그것도 여러명이 한꺼번에 나와 아이들을 울리고 물건을 훔치는 시작 장면부터 이 영화는 관객들의 허를 찌른다.뒤틀린 화면은 이 영화가 보여줄 카메라의 마술이 만만치 않을 것임을 기대케 한다.
무대는 암울한 중세 고딕 분위기의 해양도시.한 독신 과학자가아내와 6명의 아들,자신의 대를 이을 천재 등 9명의 복제인간을 창조해내지만 유전자 조작 실수로 모두 결함을 지니고 있다.
천재인 크랭크박사는 꿈을 꾸지 못해 조로해 버리 자 젊음을 되찾기 위해 아이들의 꿈을 훔친다.그래서 이 어두운 미래의 도시에는 맹인악당들에 의해 유괴돼온 아이들이 늘어만 간다.
마치 영화 『블레이드 러너』를 연상케하는 이 불행한 미래세계에는 그러나 인간성을 상징하는 순수한 사람들이 있어 잃어버린 동화의 세계를 엮어낸다.
쓰레기통에서 발견한 댄레를 친동생처럼 키우던 차력사 원은 어느날 갑자기 습격한 맹인악당에게 동생이 납치당하자 항구도시를 헤맨다.소매치기를 하는 고아 양아치들의 우두머리인 소녀 미에트는 원과 함께 댄레를 찾아나서는데 그들 앞에는 온 갖 위험이 기다리고 있다.
초현실주의적인 SF영화에 익숙지 않은 관객이라면 그때그때 복잡한 플롯을 따라잡기 힘들지 모르지만 이 영화는 이야기의 흐름보다 컴퓨터 특수효과에 의한 연출력이 압권.벼룩이 판단력을 상실시키는 약을 주입하는 장면,미에트가 흘린 눈물이 허공에 날리며 일으키는 연쇄작용,네개의 손이 각기 따로 움직이는 샴쌍둥이자매의 요리장면 등은 관객의 감탄을 자아내기에 충분하다.주네.
카로 콤비는 1백% 스튜디오 세트촬영으로 완벽한 초현실의 세계를 만들어 냈다.주디트 비테.론 펄먼 .도미니크 피뇽 등 출연.
이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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