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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人)이 나무(木) 그늘서 쉬면 ‘쉴 휴(休)’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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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중·고·대학 교과서와 교재 핵심용어의 90%는 한자다. 고전문학은 물론 수학·과학 교과서를 제대로 이해해 성적을 올리려면 한자를 몰라선 안 된다는 게 전문가들의 얘기다. 초등생들이 한자를 흥미있게 배우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기본 획수부터 익혀야”=한자는 일획부터 익혀야 한자를 쉽게 배울 수 있다. 기본이 되는 획수부터 차근차근 배워두면 한자 실력을 높일 수 있다.

『한자 왕도』를 낸 대우초교 권성우 교사는 “한자는 사물의 모양을 본떠 쓰여진 상형문자가 90%를 차지하기 때문에 한자에 나타난 모양을 보고 이미지를 이해한다면 한자의 뜻을 쉽게 익힐 수 있다”고 말했다.

예컨대 하늘에 해(日)와 달(月)이 있어 밝다는 이미지를 떠올리면 해와 달이 있는 밝을 명(明)이 된다. 두 발을 가진 사람(人)이 나무(木) 그늘에 쉬면 쉴 휴(休)처럼 한자의 한 자 한 자가 모양을 본뜬 상형문자이므로 한 편의 그림을 떠올리면 쉽게 이해된다는 것이다.

◆“놀이로 한자 학습을”=한자를 이야기처럼 익히면 더 쉽게 한자를 배울 수 있다.

없을 막(莫)자는 풀숲에(艹·풀 초) 태양(日·태양·해 일)이 대부분(大·두루 대) 가려져 보이지 않아 ‘없을 막’이라는 식으로 풀어 외운다.

한자를 외울 때는 시간을 제한한다. 집중력을 키우기 위해서다. 제한시간을 두면 그냥 외우는 것보다 2배의 효과를 볼 수 있다. 60초에 36자 한자를 완벽하게 읽을 수 있도록 연습한다. 읽을 때는 뜻과 음을 반복해서 소리내는 게 좋다.

한국어문회 이광진 검정관리부장은 “한자 수수께끼 같은 놀이를 해볼 것”을 권했다. ‘나무에 해가 걸린 모양의 한자는 뭘까?’→東(동녘 동), ‘해가 져서 새가 둥지로 돌아와 앉은 모양의 한자는?’→西(서녘 서).

놀이식 한자 학습이 자녀의 흥미를 불러일으킨다는 것이다. 한자 카드 만들기, 가로·세로 낱말 채우기, 10초 안에 틀리지 않고 읽기, 한자 일기도 효과적이다. 처음엔 날짜·숫자·날씨부터 일기장에 한자로 써본다.

56만 여자에 달하는 한자를 머리에 통째로 저장하기란 불가능하다. 권 교사는 “한자의 원리와 어원에 대해 이해하는 게 효과적”이라고 말했다. “반복적으로 쓰기 학습만 하면 실력이 늘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는 “한자를 처음 시작하는 아이들은 한 자씩 외우지 말고 어휘 중심의 한자 학습을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정유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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