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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대통령 “혐한 문제 슬기롭게 풀어가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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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중국에서 일고 있는 반한(反韓) 감정을 되돌아보고 ‘한국과 중국 국민들이 반한·반중 감정을 넘어 따뜻한 이웃으로 함께 가자’는 취지에서 본지가 1일 보도한 내용들이 양국에서 큰 반향을 일으켰다. ‘겸따마다(겸손하고 따뜻한 마음으로 다가가자)’는 취지였다.

본지가 1일 오전부터 서울 신라호텔에서 주최한 ‘중앙 글로벌 포럼’에 참석했던 이명박 대통령은 포럼 참석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중앙일보의) 혐한 관련 보도는 참 잘 썼다”며 "혐한 문제는 슬기롭게 풀어가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에 관한) 걱정이 큰데, 방향도 잘 잡았다”며 “(중국 내 반한 등의 문제가) 해결되는 방향으로 가야 할 텐데…”라며 고민하는 모습을 보였다. 외교통상부 관계자는 “점차 심각해지고 있는 중국 속의 반한 감정을 고려할 때 매우 시의적절한 기획이었다”며 “잘못이 어디에 있든지 간에 먼저 사태의 심각성을 알아서 스스로를 되돌아보자는 취지의 기획은 한결 성숙해진 한국 언론의 자세를 보인 것”이라고 평가했다.


한국의 많은 네티즌은 반한 감정의 뿌리를 되돌아 보고자 보도한 내용에 대해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김선일(아이디 orion73org)씨는 “다들 가슴에 손 얹고 생각해 보세요. 우스갯소리라도 중국인 지저분하다느니 못산다느니 악담하지 않았는지…”라고 말했다. 김영돈(kimyd2002)씨는 “(인터넷에선) 많은 오해가 생겨 서로 헐뜯게 됩니다. 오해를 없애려면 상호 교류에 의해 서로 상대방의 진심을 이해해야 합니다”라고 강조했다. 장재관(Cruser)씨는 “중국 내 소수의 반한 여론이… 마치 다수인 양 표출되는 것임. 중국인 대부분과 한국인 대부분의 건전한 민의가 표출될 수 있는 선진 여론 시스템이 절실하다”고 의견을 피력했다. 이어 “우리나라 기업들이 해외에 나가 노력·근면·예의범절로 시장을 뚫어 성공하면 여행객들이 졸부 근성을 과시해 문제”라며 일부 한국인의 잘못된 행동이 중국 내 반한 정서의 근간이 되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중국인의 반한 감정을 일으키는 구체적인 한국인의 모습을 지적하는 네티즌도 있었다. 염영대(yom4838)씨는 “중국에 진출한 사람들이 그 사람들을 무시하고 시건방을 떨었을 것이다. 겸손함을 배워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항규(anyzone)씨는 “한국인들이 중국 여행 중에 보여주는 현지인을 무시하고 거만하게 구는 행동은 이미 오래전부터 나타났다. 우리 스스로가 노력하지 않는다면 반한 감정은 더욱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 밖에도 “제가 본 중국 사람들은 다 착하던데요… 서로 미워하지 맙시다”(홍영환씨·champions), “이제부터라도 서로가 상처 내지 말고 잘해 봅시다”(장진영·malloman)는 등 우호를 강조하는 글들도 올라왔다.

이 기사가 중앙일보 중국어 사이트(cn.joins.com)에 게재되자 중국 네티즌도 큰 반응을 보였다. 1일 오후 5시 현재까지 144건의 댓글이 올라왔다. 네티즌 특유의 거리낌 없는 비방과 비아냥이 없지는 않았으나 대부분은 진지하게 한국과의 관계를 되돌아보자는 내용이었다. 중국 네티즌을 대상으로 한 중앙일보 중국어 사이트는 비회원제로 운영하기 때문에 이들의 댓글은 아이디를 달지 않은 상태다.

한 중국 네티즌은 “(이 문제는) 한국만이 반성할 사안이 아니다. 우리 중국의 일부 네티즌이 보인 발언 등도 마땅히 되돌아봐야 할 것”이라고 썼다. 다른 네티즌은 “전통적인 관계에서 볼 때 한국과 중국은 다른 국제 관계의 모범이었다. 서로를 존중하고 교류를 넓히면서 소통을 해 가고, 아울러 민족주의와 국수주의의 그늘을 벗어버린다면 (양국) 관계는 더 발전할 것”이라고 밝혔다.

신경진 중국연구소 연구원

◆겸따마다=재중국 한인회가 중국내에서 불고 있는 반한감정을 계기로 펼치려는 캠페인. 중국인과 중국 사회에 ‘겸손하고 따뜻한 마음으로 다가가자’는 뜻의 말에서 각 단어의 머리글자를 따서 붙인 이름. 4일 다롄(大連)에서 열리는 재중한국인회 지역 회장단 모임에서 정식 채택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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