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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alkHolic] 세계 도시들 앞다퉈 ‘자전거 프렌들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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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전 세계의 주요 도시 사이에서 ‘자전거 프렌들리’ 정책이 하나의 유행처럼 번지고 있다. 이 가운데서도 자전거를 들고 전철이나 버스를 타거나 자전거를 역이나 버스 정류장에 대놓고 대중교통 수단으로 갈아타는 연계 시스템 구축이 특히 각광받고 있다. 자전거와 대중교통이 서로 시너지를 내기 때문이다.

환경 단체인 어스 폴리시 인스티튜트의 조사에 따르면 전 세계 수많은 도시가 상당한 예산을 들여 이 같은 시스템 구축에 나서고 있다.

호주 빅토리아시는 1000㎡ 이상의 모든 업무용·상업·다목적 거주 건물에는 자전거 보관소와 함께 ‘자전거 터미널’ 설치를 2004년부터 의무화하고 있다. 자전거 터미널은 통근을 마친 자전거 이용자들이 땀에 젖은 몸을 씻을 수 있는 샤워시설과 이동 중 입었던 운동복을 근무복이나 정장으로 갈아입을 수 있는 라커룸 등을 갖춘 시설이다. 자전거 통근족은 이런 시설을 꾸준히 요구해 왔지만, 이런 시설의 제공을 법규로 정한 것은 이례적이다.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은 2006~2010년 1억6000만 달러에 이르는 자전거 관련 예산에서 자전거 보관소 확충에 5800만 달러를 투입하기로 했다. 이 도시는 자전거 통근율 55%, 자전거 통학률 33%(7.5㎞ 이내의 경우)의 세계적인 자전거 도시다.

네덜란드 흐로닝언은 지난 40년 동안 교통과 토지 사용에서 자전거에 우선권을 부여한 결과 자전거 교통 분담률이 37%에 이른다. 이 도시는 역과 버스 정류장에서 자전거에 우선권을 부여하고 있다. 자전거 이용자들이 버스 정류장과 역으로 이동해 대중교통 수단과 연계하는 것을 지원하기 위해서다.

독일의 환경 모범도시 프라이부르크는 올해부터 대중교통과의 연계로 자전거 정책의 중심을 옮겼다. 대중교통 연계 지점을 중심으로 도시 전역에 자전거 보관소를 늘리는 내용을 골자로 한 교통발전 계획을 올 4월 발표한 것이다. 이 도시는 1976년부터 매년 평균 1300만 달러를 들여 총연장 500㎞에 이르는 자전거 네트워크를 완성했다.

2009년까지 버스 전용차로와 자전거 전용도로를 나란히 건설할 계획인 중국 광저우(廣州)시는 버스 정류장마다 자전거 보관소를 설치해 대중교통 수단과 연계를 강화하기로 했다.

영국 런던의 켄 리빙스턴 시장은 올해 2월 자전거 대여제도 도입, 자전거 전용도로 확충과 함께 역과 버스정류장에 자전거 보관소를 확대하는 방안을 발표했다. 대중교통과의 연계를 자전거 정책의 핵심으로 파악한 것이다. 그는 “앞으로 10년 동안 10억 달러를 들여 친자전거 정책을 펴겠다”고 밝혔다.

미국 시카고는 2015년까지 자전거와 대중교통의 연계 이동을 매년 10% 늘리기로 목표까지 잡았다. 또 2015년까지 전철 역으로 가는 것을 비롯한 7㎞ 이내 가까운 거리 이동의 5%는 자전거로 한다는 목표를 정했다. 이를 위해 자전거 전용도로를 700㎞ 이상으로 늘리기로 했다. 미국 뉴욕도 친자전거 정책에 동참했다. 마이클 블룸버그 시장은 2000㎞가 넘는 자전거 도로를 건설해 뉴욕을 자전거 도시로 만들기로 했다. 지하철과 연계하는 것은 물론이다. 그러면서 공공 교과과정에 자전거가 건강과 환경에 기여한다는 내용을 집중 교육하기로 했다. 통근에 자전거 이용 비율을 높이기 위해서다.

일본 국토교통성과 경시청은 전국 98개 지역에서 자전거 전용도로를 200㎞ 정도 늘리면서 이를 환승역과 학교로 의무적으로 연결하는 방안을 최근 발표했다.

◆특별취재팀
팀장= 채인택 인물·독자부문 에디터
도쿄=김동호·박소영 특파원
파리=전진배 특파원
김상선·양성철 기자, 김진희 기자 조은영·설은영·최경애·장치선 워크홀릭 담당기자
사진= 김성룡 기자, 양영석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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