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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컵이제부터다>3.국제경쟁력 높이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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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9면

『우리는 가장 성공적인 프로리그를 운영하고 있다.세계적인 스타들을 보유했고,평균관중수도 한국을 능가한다.』 2002월드컵유치경쟁이 계속되는 동안 일본측이 줄기차게 주장한 J리그의 우월성은 마지막까지 한국에 부담이 됐다.일본보다 10년이나 먼저프로리그(이하 K리그)를 출범시킨 한국이 일본의 주장에 정면으로 맞서지 못한 이유는 K리그의 지명도가 J리그를 능가하지 못한 때문이었다.
월드컵 공동개최로 한.일 양국의 경쟁은 새롭게 시작됐고,이제까지와는 다른 양상으로 심화될 수밖에 없다.공동개최에 따른 제반문제를 해결하는 과정에서 K리그와 J리그의 경쟁은 불가피하다. 한국으로서는 K리그의 경쟁력 제고가 발등의 불이다.그러나 K리그는 경기력 부문에서만 우세를 장담하고 있을 뿐 시장규모,평균관중수,해외스타 보유량,대외홍보등 행정전반에 걸쳐 J리그에못미친다.
합리적인 서구인들에게 축구열기를 측정하는 바로미터가 될만한 최근 3년간의 게임당 평균관중수에서 J리그는 93년 1만7천9백76명,94년 1만9천5백98명,95년 1만6천7백24명을 동원했다.반면 한국은 93년 1만1천47명,94년 8천7백15명,95년 1만1백8명에 그쳤다.세계 4대 통신사인 AP.AFP.로이터.UPI의 세계프로리그 보도에도 K리그는 배제된 반면J리그는 경기가 있는 날마다 전적과 순위가 보도된다.K리그는 독일의 「세계축구 역사와 통계연맹」 이 관리하는 「족보」라고 할 수 있는 지역리그 리스트에도 빠져 있다.
「이제부터 무엇을 할 것인가」라는 질문에 한국축구는 시설투자등 모양갖추기에 먼저 눈을 돌린다.그러나 승부는 소프트웨어의 우열로 가려진다.
출범이후 13년동안 K리그의 운영은 근본적으로는 출범당시의 수준에서 전혀 진화하지 못한 「살아 있는 화석」과도 같다.연고지 팬들을 경기장으로 끌어모으기 위한 프로구단들의 구상은 불투명하다.열악한 경기장 시설과 관전 환경,눈을 씻고 봐도 찾을 수 없는 친절과 편의시설.살벌한 승부만이 존재할 뿐 K리그에서는 관중들이 향유할 축구문화를 찾을 수가 없다.무엇으로 관중을경기장으로 부를 것인가.
월드컵 유치의 호기를 지혜롭게 활용하기 위한 방안을 서둘러 마련해야 할 것이다.
허진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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