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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12재판 증인 누가 나설까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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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12.12관련 피고인 13명에 대한 검찰과 변호인 신문이 모두 마무리됨에 따라 다음 순서인 증거 다툼에서 과연 어떤 인물들이 증인으로 법정에 서게 될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피고인들이 공소사실을 부인하고 있는데다 재판 속도를 늦출 필요성이 있기 때문에 변호인으로서는 가능하면 많은 증인을 재판부에 신청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또 검찰도 한사코 혐의사실을 부인하고 있는 피고인들과 맞서려면 증인의 입을 통 한 범죄사실추가 확인이 필요해 증인 신문을 소홀히 할 수 없는 입장.
그러나 증인이 반드시 자신들에게 유리하게 증언한다는 보장도 없고 누가 신청한 증인이든 상대측의 반대신문과 재판부의 보충신문을 받아야하기 때문에 누구를 증인으로 신청할지는 양측 모두 섣불리 확정짓지 못하고 있다.양측 모두 증인1호로 떠올리는 사람은 정승화(鄭昇和)전육참총장 연행에 대한 사전재가를 거부하고연행후 약 10시간만에 결재한뒤 검찰의 참고인조사마저 거부했던최규하(崔圭夏)전대통령이다.
崔전대통령이 증언하게 될 경우 전직대통령 세명이 나란히 한 법정에 서게 되는 역사적인 모습이 예견되고 있다.
검찰은 崔전대통령의 증언을 통해 사전 재가없는 鄭전총장연행의불법성과 결재과정의 강압적인 분위기를 부각시켜 반란의 혐의를 입증할 필요가 있다고 보고있다.
다만 崔전대통령은 『전직대통령이 재직중 일을 밝히는 것은 전례를 남겨 바람직하지 않다』는 입장을 굽히지 않고 있어 재판부가 구인장을 발부하지 않는한 증인으로 자진 출두할 가능성은 높지 않다는게 고민거리.
이에 검찰은 崔전대통령의 증언이 불발될 경우 12.12당일 총리공관에 배석한 신현확(申鉉碻)전총리와 최광수(崔侊洙)전비서실장을 예비후보로 준비하고 있으며 신군부측의 일원이었음에도 검찰수사에 적극 협조한 권정달(權正達)전보안사정보처 장을 히든 카드로 남겨놓고 있다.
노재현(盧載鉉)전국방장관과 鄭전총장은 변호인측에서 먼저 증인으로 신청할 것으로 점쳐지고 있는 인물들.
12.12의 발단과 병력동원등 사후수습 과정에서의 혼란을 반대신문 내내 두사람의 탓으로 돌린 변호인단은 이들을 증인으로 신청,검찰이상의 질문공세를 펼 계획인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또12.12당일 술에 취한 상태서 무모한 명령을 내린 저돌적인 장군으로 평가절하시킨 장태완(張泰玩)전수경사령관도 변호인단이 증인신청 대상으로 꼽고 있다.
한편 윤성민(尹誠敏)전육참차장은 12.12당시 지휘권이 붕괴되었다는 全씨측의 주장과 관련,검찰에 전화를 걸어 『당시 육본수뇌부의 지휘통신축선은 무너지지 않았다』며 『필요하다면 어제든지 증인으로 나서겠다』는 뜻을 전해온 것으로 알려 져 尹씨의 증언도 성사될 가능성이 높다.재판부는 재판진행에 크게 방해되지않는한 가능한한 신청한 증인 대부분을 받아들인다는 방침이나 5.17,5.18에 대한 변호인 반대신문까지 마친 후 양측의 증인신청을 받을 계획이어서 과연 얼마나 시간 여유가 있을지는 의문이다.
김진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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