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피플>사망한 60년代 反문화 기수 티모시 리어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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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0면

지난달 31일 암으로 사망한 60년대 미국의 반(反)문화운동선구자 티모시 리어리(75)는 저항의 분위기에 익숙했던 미국의베이비 붐 세대에게 큰 영향을 끼쳤던 사회의 이단아였다.
그가 외쳤던 『마약을 하라.의식과 상상력의 확장을 경험하라.
그리고 모든 질서를 떨쳐버려라』는 말은 60년대 히피 문화의 일단을 잘 나타내주는 표현으로 아직도 사람들의 입에 오르내리고있다. 리어리는 미국 육군사관학교 웨스트포인트를 졸업하고 20대에 버클리대에서 심리학 박사 학위를 딴 머리 좋은 학생이었다.29세 되던 해 첫 직장으로 하버드대 심리학 교수직을 택한 그는 동료교수들과 함께 환각제를 이용한 심리학 실험에 열중했다.4년 후 『강의를 안하는 경우가 잦다』는 이유로 파면당한 뒤뉴욕에 틀어박혀 마약이 정신세계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실험을 계속했다.
그는 『무책임한 자기도취자이자 이단아』라는 비판에 대해 다음과 같이 대꾸했다.『나는 용기와 확신을 지닌 인물이다.지적.철학적 바탕이 있어야 이런 덕목을 갖출 수 있다.』리어리의 기행(奇行)은 지난해 1월 암으로 사망선고를 받은 후에도 계속됐다.인터네트에 홈페이지(www.leary.com)를 개설하고 자신의 건강이 악화되는 과정을 생생히 내보내더니 급기야 지난달에는 자살을 시도하는 모습까지 인터네트에 띄웠다.25년에 걸친 동료이자 여자친구였던 캐럴 로신 곁에서 눈을 감은 그의 마지막말은 『왜 안돼(Why not)?』였다고 외신은 전하고 있다.
박장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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