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메이저 편집음반 공동제작 한창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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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3면

세계 레코드시장을 장악하고 있는 5대 메이저 음반사들의 합종연횡이 한창이다.지난달 중순 폴리그램과 EMI가 손을 잡고 공동으로 제작한 편집음반(컴필레이션 앨범)『나우2』를 내놓자 나머지 메이저 음반업체들인 워너.BMG.소니 3사도 이에 맞서 공동작품인 『맥스』를 발매한 것이다.
편집음반이란 비틀스의 『화이트 앨범』,마이클 잭슨의 『스릴러』등 통상적 형태의 독집음반과 달리 여러 가수의 음반에서 발췌한 히트곡들로 구성한 음반을 말한다.
가령 『나우2』에는 퀸.본 조비.에이스 오브 베이스.크랜베리스.브라이언 애덤스 등 폴리그램과 EMI를 대표하는 간판가수들의 히트작 16곡이 들어있다.18곡을 담고 있는 『맥스』의 진용도 테이크 댓.에냐.오아시스.스캣맨 존 등 『나 우2』에 못지않는 호화진용이다.
메이저 업체들이 이처럼 편집음반에 전력을 기울이고 있는 것은특히 아시아 지역에서 편집음반이 「황금알을 낳는 오리」로 인식되고 있기 때문.지난해 7월 일본을 제외한 아시아 전역에서 출반된 『나우』1집은 모두 2백만장이 판매되는 호 황을 누렸다.
국내에서도 편집음반의 인기는 초강세다.나우1집은 지난해 63만장이 팔려나가 30만장대의 판매량을 기록한 마이클 잭슨의 『히스토리』와 머라이어 캐리의 『데이드림』을 따돌리고 베스트셀러수위를 차지했다.특히 샴푸.마이클 런스 투 록. 보이 존 등은『나우』에 대표곡이 수록되면서 국내에 알려지기 시작해 자신들의원래 앨범까지 히트하기도 했다.
이밖에 국내에서만 발매된 BMG의 『클럽 디제이』시리즈와 EMI의 『러브 올웨이스』를 비롯,각종 편집음반들이 판매순위의 상위권을 점령하고 있다.
한국BMG 마케팅과 이종성씨는 『편집음반의 호황은 히트곡 한두곡에만 집착하는 국내 소비자들의 취향과 음반시장의 미성숙을 반영하는 현상』이라며 『가수의 입장에서 볼 때도 단기적 수입은높일 수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독집앨범의 판매를 떨어뜨리는 「제살 깎아먹기」가 될 가능성이 높다』고 예측했다.
예영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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