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2월드컵축구 승부사 정주영.몽준 父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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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9면

『아버지는 올림픽,아들은 월드컵.』 현대그룹의 정주영(鄭周永)명예회장-정몽준(鄭夢準)의원 부자(父子)가 이들 지구촌 최대의 축제를 유치하는데 나란히 큰 공헌을 하는 기록을 남기게 됐다. 鄭명예회장은 전국경제인연합회장 시절 올림픽유치 민간위원회대표로 81년9월 독일 바덴바덴에서의 「88올림픽」서울유치 신화를 창조한 주역.그의 여섯째 아들인 鄭의원은 축구협회장으로 이번 스위스 취리히에서 「2002년 월드컵 유치」에 큰 활약을했다. 鄭명예회장은 올림픽 유치당시 『한국 유치는 어렵다』는 어두운 분위기속에서도 『모든 일은 사람이 할 탓』이라는 특유의추진력으로 승리를 이끌어냈다.
그는 현지에 모인 IOC위원들의 향수를 달랠 수 있는 선물로꽃바구니를 정성스레 준비해 직접 호텔방을 돌며 전달하는 일화도남겼다. 이때 아들 鄭의원은 부친과 같은 비행기로 바덴바덴으로가 아버지를 수행했었다.
전경련 회장단을 중심으로 한 재계중진들의 헌신적인 노력들이 어우러졌었다.
이번 월드컵 유치에는 鄭의원의 역할이 돋보였다.월드컵 유치외교를 위해 94~95년 그의 비행기 탑승기록은 1백만㎞가 넘는다.鄭명예회장은 2선에서 조언과 격려로 아들을 도왔다.
이번 월드컵 유치때도 이들 외에 전경련회장단을 중심으로 재계전체가 한 몸이 돼 뛰었다.
유치위원장을 맡은 LG그룹의 구평회(具平會)무역협회장을 비롯해 프로축구 구단을 보유한 삼성.대우.포철등은 물론 쌍용과 선경등 직접 관련없는 그룹들도 최선을 다했다.
비록 일본보다 늦게 유치전에 뛰어들기는 했지만 열기에선 결코뒤지지 않았다.
전세계에 빈틈없는 인력.정보망을 갖고 있는 미쓰비시상사와 닛산자동차등 막강한 일본기업들과 맞서 월드컵 유치에 도전장을 낸것이다. 재계는 지난해 주요그룹의 출연으로 2백억원의 기금을 조성했다.
LG는 월드컵 유치를 기원하는 국제예술축제.축구대회등을 지원했고 삼성은 한 나라만 담당해도 될 상황이었으나 자발적으로 아시아.중남미.유럽에서 1개국씩 3개국을 맡아 한국 개최의 필요성을 적극적으로 설득했다.
쌍용은 김석원(金錫元)전회장이 부의장으로 있는 세계 보이스카우트연맹을 발판으로 뛰었다.
또 ▶주유소에 월드컵 유치를 기원하는 T셔츠.휴지등 판촉물 배포(LG)▶월드컵 한국유치 호소광고(삼성.선경등)▶전국 순회우수축구선수 발굴.지도(대우)등 국내 여론환기에도 적극 나섰다. 비록 공동개최라는 반쪽 승리로 끝났지만 그뒤엔 재계의 이같은 땀이 서려있다.
민병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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