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홈런 6방…독수리, 사자 쪼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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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두산과 현대의 잠실 경기. 2회 말 무사 만루에서 두산 김창희의 투수 앞 땅볼 때 3루 주자 김동주(右)가 홈으로 들어오다 아웃되고 있다. 그러나 두산은 2회에만 9점을 뽑아내며 난타전 끝에 15-11로 이겼다. [연합]

한화의 상승세가 무섭다. 25일 대구 삼성전에서 올 시즌 한 팀 최다 홈런(6개)을 몰아치며 삼성을 9-4로 눌렀다. SK와의 주초 3연전 싹쓸이에 이어 대구 원정경기에서 2승1패로 최근 5승1패의 승승장구다. 지난 20일 6위에서 불과 5일 만에 3위로 뛰어올랐다.

한화의 출발은 불안했다. 선발투수 정민철이 1회에 볼넷과 연속 안타로 2점을 내줬다.

그러나 3회 2사 2루에서 이영우의 2점 홈런을 시작으로 '홈런포'가 불을 뿜기 시작했다. 2-3으로 뒤지던 6회에는 이도형이 왼쪽 담장을 넘기는 역전 2점 결승 홈런포를 쐈다. 이도형은 8회 솔로 홈런을 하나 추가, 연타석 홈런을 터뜨렸다.

한화 타선은 7회에도 3개의 홈런으로 삼성 마운드를 맹폭했다. 시작은 대타로 나온 장종훈이었다. 장종훈은 삼성의 두번째 투수 권혁에게 솔로 홈런을 뽑아냈다. 두명의 타자를 내야 땅볼로 잡아 안정을 찾으려던 삼성 마운드는 데이비스와 김태균의 랑데부 홈런에 완전히 무너졌다. 데이비스는 우중간 담장을 넘기는 솔로아치를 날렸고, 김태균은 바뀐 투수 안지만을 상대로 담장을 넘겼다. 9점 중 8점이 홈런 득점이었다.

양팀이 25안타를 주고받는 난타전이 벌어진 잠실에서는 두산이 현대를 15-11로 꺾고 최근 4승1패의 상승세를 보였다.

지난해 다승왕이자 프로통산 117승, 그리고 올 시즌에도 3연승의 정민태(현대)와 프로 4년 동안 지난해 거둔 3승이 고작인 이재우(두산)의 선발 맞대결.

정민태의 KO승이 예상됐으나 정민태는 2회에만 9실점(6자책)하며 무너졌다. 두산은 사사구 5개와 안타 5개, 그리고 현대 2루수 김민우와 투수 정민태의 실책에 편승, 9점을 뽑아 휘파람을 불었다. 두산은 6회까지 12-3으로 크게 앞서 승부를 결정짓는 듯했다.

그러나 7회초 현대가 마치 할리우드 영화의 마지막 장면에서 죽었던 배우가 '벌떡'하고 일어나듯 8점을 뽑아 12-11로 따라붙었다. 두산에는 또 한명의 해결사가 필요했다. 해결사는 7회말 굳히기 3점 홈런을 터뜨린 김창희였다. 김창희는 2사 1, 2루에서 현대 구원투수 김성태의 몸쪽 직구를 걷어올려 왼쪽 담장을 넘겼다. 액션영화처럼 숨가쁘게 진행됐던 승부는 마침표를 찍었다.

이태일.남궁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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