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 증시는‘펄펄’ 펀드 수익률은‘설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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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7면

베트남 증시가 연일 상승세다. 26일 호찌민 주식시장의 VN지수는 2.45%(13.42 포인트) 오른 561.67을 기록했다. 외환위기설까지 돌던 6월 저점(366.02)보다 무려 53%나 올랐다. 상반기 바닥을 모르고 추락하던 베트남 증시 때문에 노심초사했던 펀드 투자자에게는 무엇보다 반가운 소식이다. 그런데 뒷맛이 영 개운치 않다. 지수가 훨훨 날아가는 데 비해 펀드 수익률 개선은 더디기 때문이다.

최근 한 달간 VN지수 상승률은 27%. 반면 국내에 설정된 공모형 베트남 펀드의 1개월 수익률은 8~22% 상승에 그쳤다. 3개월 수익률 기준으로는 차이가 더 크다. 주가지수가 28% 오르는 동안 펀드 수익률은 4~16% 오르는 데 그쳤다. 이러다 보니 1년 수익률은 여전히 -20%대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주가지수와 펀드 수익률에 차이가 생긴 건 주식 편입비율 때문이다. 주식 편입비율이 가장 높은 펀드는 한국운용의 ‘월드와이드베트남적립식’과 골든브릿지 운용의 ‘블루오션베트남주식혼합형’으로 60%대 초반이다. 최근 1개월 수익률도 18%와 22%로 가장 좋다. 하지만 이 펀드들은 주가가 빠질 때도 편입비율을 거의 비슷하게 유지해 펀드 수익률이 최하위였다.

이와 대조적으로 미래에셋맵스운용의 ‘오퍼튜니티베트남주식혼합형’은 상반기 주식 비중을 확 줄여 수익률 하락을 잘 막았지만 최근 1개월 수익률은 10% 미만으로 주가 상승률의 3분의 1 수준에 그쳤다.

최근 주가가 오르자 운용사들도 주식 편입비율을 늘리고 있다. KB자산운용 김두환 팀장은 “6월 이후 주식 편입비율을 10%포인트가량 늘렸다”고 말했다. 한국운용과 동양운용 펀드의 주식 비중도 7~8%가량 올라갔다.

하지만 여전히 신중한 입장이다. 아직 경제 상황이 완전히 회복됐다고 보기는 어렵기 때문이다. 월간 무역적자는 3~4월 3조원대에서 8월에는 9000억원으로 확 줄었지만 여전히 안심할 수준은 아니다.

최현철 기자 chdck@joongna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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