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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전투기등 270여대 전진 배치-귀순 이철수대위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3면

미그19기를 몰고 귀순한 북한공군 이철수(30)대위는 28일한국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지옥같은 사회에서 더이상 살 수 없었다』고 귀순동기를 밝혔다.귀순당시 입고온 국방색 조종복 차림의 李대위는 시종 활기찬 모습으로 북한 의 전쟁준비.
부정부패.식량난 등에 관해 증언했다.회견장에는 1백여명의 내.
외신 기자와 지난 83년 미그기를 몰고 귀순한 이웅평(李雄平.
43)공군대령,함경도민회원 등이 나와 李대위의 기자회견을 지켜봤다.다음은 일문일답 요지.
-귀순동기는.
『북한은 사회.군대가 모두 썩었다.당간부 자식들은 돈과 뇌물을 써 대학에 마음대로 가고있다.반면 인민들은 학대받고 굶주리고 있다.그러나 김정일(金正日)은 전쟁준비에만 온 힘을 쏟고 있다.지옥같은 사회에서 더이상 살 수 없었다.이러 한 사실을 이남 민중에 알리고 전쟁위협을 막기 위해 내려왔다.』 -부정부패가 그렇게 심한가.
『각종 뇌물을 상관에게 고이지(바치지)않으면 노동당 입당은 물론 학교 입학조차 불가능하다.온천 제1비행사단 57연대의 경우 정치위원인 독고륜(54)상좌의 집에는 담배.술.돈.녹음기 등 각종 상납이 줄을 잇는 반면 근처에 사는 연대 장집에는 개미새끼 한마리 얼씬하지 않는다.정치위원 부인과 연대장 부인이 머리를 쥐어뜯으며 싸움을 벌이는 사례도 있었다.』 -북한군의 전쟁 준비 태세는.
『95년4월께 곧 전쟁이 난다는 얘기를 들었다.김정일은 전쟁준비에 모든 것을 바친다.94년으로 추측되는데 김정일은 인민군대에게 평화통일에 대한 기대를 버리라며 통일은 총으로만 한다고말했다.94년4월께 김정일은 동.서부 등 모든 전선에 걸쳐 군부대를 시찰하고 군인들과 사진을 찍으면서 싸움준비가 끝난데 만족감을 표시했다.공군부대의 경우는 94년4월30일 김정일의 불시 명령에 따라 모든 전투기가 한꺼번에 떠 전투에 가용할 항공기의 규모를 측정하기도 했다.95년 10월까지 선제기습하기 위해 통천.태탄 지역 등에 전투기등 270여대를 전진 배치하고 폭탄.연료.보조연료도 충분히 확보했다.공군의 기구개편도 마쳤다.각종 전투기를 전선비행장에 집중 배치하는 계획도 추진중이다.
』 -북한의 전투기 생산능력은.
『80년대 중반 러시아로부터 전투기를 도입했다.북한은 92년부터 미그29기의 부품을 들여와 러시아 기술자들의 도움을 받아조립 생산하고 있다.90년 미그29기 한대가 야간훈련도중 추락한 것으로 알고 있다.현재 11대 정도의 미그2 9기가 북한에있는 것으로 추정된다.김정일은 앞으로 북한 공군을 몽땅 미그29기로 무장시킬 계획이다.』 -북한의 식량난은.
『인민들은 밀가루 등으로 어렵게 살아가고 있다.군대에서도 지난해 남포항을 통해 남한쌀 1만이 들어왔다는 소문이 나돌았다.
남한쌀로 지었다는 밥도 먹어봤다.그러나 남한쌀을 직접 보지는 못했다.』 -최근 북한군의 비무장지대 도발이 잦은데 그 배경은. 『한마디로 곧 열리게 될 조.미(朝.美)회담에서 미국으로부터 보다 많은 양보를 얻어내기 위한 것이다.노동신문에서 남한이먼저 정전협정을 위반했으며 이에따라 북한도 강력히 대응하고 있다는 내용을 많이 접할 수 있었다.』 -북에 남아있는 가족과 남한내 친척은.
『한마디로 가슴아프다.내 가족들은 정치범 수용소에 들어가 노예와 같은 생활을 할 것이다.남한에 이모가 한분 살고 있다는 얘기를 들었다.이름이 「고정숙」인가 「고정화」라고 들었는데 사진은 보지 못했다.
최원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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