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힐러리칼럼>입양아에 마음의 문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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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3면

매일 병원에 들러 인큐베이터 속에 들어있는 새 딸의 모습을 애처롭게 바라보는 한 여인이 있다.그녀는 아기의 생모는 아니다.하지만 다른 모든 면에서 엄마 자격이 충분한 사람이다.
당시 그녀와 남편에겐 이미 입양해 키우고 있는 세살짜리 아들이 있었다.하지만 그들은 친부모에게 버림받은 미숙아의 얘기를 들었을때 딸로 받아들이기로 결심했다.그리고 그 딸은 건강하게 자라 올해 세살이 됐다.
지난 여름 나는 입양아 문제에 대한 칼럼을 이미 쓴 적이 있다.내가 다시 한번 이 문제를 거론하는 것은 따뜻한 가정을 원하는 수많은 어린이들의 절박한 현실 때문이다.
현재 미국에는 2만1천명의 어린이들이 입양을 기다리고 있다.
또 향후 수년동안 부모에게서 버림받는 수천,수만의 어린이들이 생겨날 것이다.
이들이 모두 건강한 백인아이인 것은 아니다.많은 숫자가 신체적으로나 정신적으로 결함을 안고 있다.게다가 대다수가 흑인 등소수민족이다.
최근 몇년간 입양절차를 간소화하는 몇가지 조치가 시행된 것은다행스런 일이다.3년전 통과된 가족.의료휴가법은 부모들이 입양수속을 위해 직장에 휴가를 낼 수 있게 했다.또 94년 채택된또다른 입양관련 법안은 입양알선 기관들이 양부 모의 피부색만으로 입양을 거부하지 못하도록 했다.지난 3년간 대폭 늘어난 입양보조금은 많은 가족들이 늘어난 양육비용을 감당할 수 있게 도와주었다.
남편인 클린턴대통령은 의회가 입양 가정에 세액공제 혜택을 주는 법안을 채택하도록 독려하고 있다.하원의 경우 입양 가정에 5천달러의 세액공제를 하는 법안을 얼마전 승인했다.또 상원은 특별 치료가 필요한 아이를 입양한 가정에 7천5 백달러의 세금을 공제해주는 법안을 심의중이다.
정부 뿐만 아니라 민간부문에서도 할 일은 있다.햄버거 체인 웬디스는 아이를 입양한 직원들에 대해 유급휴가와 생활비 보조를해주고 있다.또 AT&T의 경우 한 여직원이 4년전 아이를 입양할 때 6주의 무급휴가를 주었을 뿐만 아니라 그녀의 법적 수속비용을 대신 지불하기도 했다.
그러나 물론 제일 중요한 것은 보다 많은 사람들이 나이나 인종.장애 여부에 상관없이 버려진 어린이들을 가족의 일원으로 받아들이도록 마음의 문을 여는 일이다.

<정리=신예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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