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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ERIReport] 재외공관을 자원외교 전진기지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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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2면

 “우리나라 공항처럼 여름에 시원하고 겨울에 따뜻한 곳이 없다.” 조현(사진) 첫 국가 에너지·자원대사의 말이다. 에너지 구하기 못지않게 에너지 절약이 필요함을 강조했다. 수십 개 국가를 다녀 본 외교관의 말에 귀담아 들어야 할 대목이다. 그는 21일 중앙일보 경제연구소(소장 곽재원)가 주관한 ‘제5회 동북아 에너지 포럼’의 발제자로 초빙됐다. 본사 대회의실에서 열린 이 포럼에서 그는 ‘바람직한 에너지 협력외교의 방향’이란 주제로 발표했다. 이날 학계·연구기관 전문가들과 두 시간 넘게 열띤 토론도 벌였다. 다음은 발제문과 토론 요지.

◇조현 대사 발제문=고부가가치 창출에 효과적인 ‘다국적 종합에너지 기술회사’를 만들 필요가 있다. 자원보유국에 대한 공적개발원조(ODA)도 획기적으로 늘려야 한다. 중국은 3년간 200억 달러를 아프리카 53개국에 지원한다. 산유국 기술자들을 데려다 공부시키고 이들을 자원정보 조사와 연계시킨다. 재외공관을 에너지·자원외교의 전진기지로 삼겠다. 이를 위해 카자흐스탄 등 11개 공관에 현지인 에너지 자문관을 채용했고 오만·카타르에선 컨설팅 회사와 계약을 했다. 73개 거점공관에 중견 외교관을 배치해 에너지 전담 업무를 맡기겠다. 곧 개설할 러시아 이르쿠츠크 총영사관도 에너지가 주 업무다. 자원이 풍부한 카스피해 연안국과 중앙아시아 지역 국가들이 참여한 ‘상하이 협력기구’도 눈여겨봐야 한다.

▶류지철=러시아·중앙아시아 같은 정부 주도형 자원보유국과 특수 자원보유국인 이란·앙골라·수단은 우리가 개척할 분야다. 장기적인 에너지외교가 절실하다.

▶김보영=자원개발국에 대한 원조도 차별화된 전략이 필요하다. 미 하버드대 교수들이 베트남에 컨설팅해 주고 가면서 한국을 배우라는 말을 하고 갔다고 한다.

▶조현=에너지 외교에도 ‘한국형 원조전략’을 세울 필요가 있다. 아프리카 같은 지역은 패키지형으로 가야 하며 자원개발 펀드가 필요하다.

▶박창규=다국적 기업을 역설했는데 외국 기업이 우리와 합작회사를 하려는지 의문이다.

▶김호철=자원부국과의 친분관계가 하루아침에 형성되지 않는다. 에너지 대사는 10년 이상 가야 한다.

▶조현=가스공사는 개발력이 부족하고 석유공사는 마케팅 능력이 떨어진다. 다국적 종합에너지 기술 회사가 이를 보완할 수 있다. 베이징 올림픽 선수들이 한국 와서 훈련하고 중국에 갔다. 우리는 동북아의 중심권에 있다. 여기에 기술력 있는 우리 기업들이 있다.

▶권원순=저이산화탄소·녹색성장에 대한 정보를 입수해야 한다. 유럽연합(EU) 특사가 중앙아시아에 함께 가자고 우리 기업에 제안했다. 한국은 매력적인 나라다.

▶윤창선=나라마다 법령이 달라 일할 때 어려움이 있다. 또 현지 중개인들에 대한 인물 검증을 대사관에서 해줬으면 좋겠다.

▶조현=전 공관이 에너지를 주요 업무로 다룰 것이다. 법령·세법 문제는 현지 자문관을 활용하면 쉽게 풀 수 있다. 중개인이 대부분 교민이라 검증이 어렵다. 자칫하면 교민사회에 불란을 일으킬 소지가 있다.

이봉석 기자·김희영 객원기자

◇포럼 참석자(가나다순)

곽재원 중앙일보 경제연구소장(사회)

권원순 한국외국어대 교수

김보영 한국가스공사 경영연구소장

김호철 한국 KDN 이사

박창규 국방과학연구소장

윤창선 서클원컨설팅 대표

류지철 에너지경제연구원 동북아센터소장

조 현 외교부 에너지자원대사

김영욱 중앙일보 경제연구소 부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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