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보전協조직 황복보존운동 펼쳐온 최기철 박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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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7면

『태고적부터 한반도에서 살아온 황복을 우리시대에 멸종시킨다면후손들에게 변명할 여지가 없는 창피한 노릇입니다.』 93년 한국민물고기보존협회를 조직,이듬해부터 황복보존운동을 펼쳐 온 최기철(崔基哲.85.서울대 명예교수)박사.
40년간 전국 각지와 섬지방을 다니면서 물고기를 연구한 崔박사는 『민물고기를 찾아서』『우리나라 민물고기 백가지』 등의 저서로 일반인들에게도 널리 알려진 어류학자.
『종어(宗魚)라는 물고기가 있었습니다.맛이 뛰어나 백마강에서잡히는 대로 임금께 진상됐을 정도였지요.제가 70년대 어부들과싸워가면서까지 보호하려 했지만 허사였습니다.』 82년 임진강 하류에서 한 마리가 잡힌 것을 마지막으로 종어는 결국 멸종됐다. 崔박사는 『종어를 멸종시킨 「전과범」인 우리가 또다시 황복을 멸종시키는 어리석음을 되풀이해서는 안되겠기에 황복보존운동에나섰다』고 밝혔다.
『지난해 해양연구소 연구팀이 황복 치어를 방류한지 얼마 지나지 않아 수도권의 「복집」 수족관에는 고만고만한 크기의 치어들이 갑자기 늘어났었다』며 안타까워했다.
『국내에서 가장 값비싼 물고기인 황복을 잡으려는 어민들이 이해되지만 지금처럼 아무런 제한없이 잡다가는 완전히 멸종돼 결국어민들도 피해를 보게 될 것』이라며 『4~5월 산란기 동안만이라도 잡지 않아야 한다』고 강조한다.
강찬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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