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조업 100원어치 팔아 겨우 2.7원꼴 수익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26면

우리나라 제조업이 성장속도는 빠르지만 수익성은 미국.대만 등선진국이나 경쟁 상대국보다 턱없이 낮고 재무구조도 나쁜 것으로조사됐다.
예컨대 제조업체가 1백원어치의 제품을 팔았을 때 남기는 수익인 「매출액경상이익률(稅前)」(94년 기준)의 경우 우리나라가2.7원인데 비해 미국은 7.5원,대만은 4.9원이었다.
이는 그동안 우리나라가 국제 경쟁에서 우위를 차지하는 큰 요인이었던 낮은 인건비 부담이 이들 국가보다 오히려 높아진데다 빌린 돈도 많아 이자 부담이 크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특히 대기업의 매출액에서 인건비가 차지하는 비중은 88년 이후 매년 우리나라가 일본보다 높게 나타나 저임금에 따른 비교우위가 점차 사라져가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그래프 참조〉 다만 제조업 매출이나 유형 고정자산 증가율 등 성장성 지표에서는 우리나라가 경쟁국보다 앞서 있다.
한국은행이 24일 발표한 「최근 우리나라 기업경영 성과의 국제 비교」란 분석보고서에 따르면 우리나라 제조업의 매출액 증가율은 94년 20.4%에 달해 대만(13.5%).일본(1.8%)보다 훨씬 높았다.
그러나 수익성은 물론 자기자본 비율(이하 94년 기준)도 한국이 24.8%에 그친 반면 대만(53.4%).미국(37.5%).일본(32.3%)은 우리나라보다 훨씬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자기자본 비율이 낮으니 차입금 의존도(차입금÷총자본)는 높을 수밖에 없다.
한국의 차입금 의존도가 44.5%인데 비해 미국(26.8%).일본(36.2%).대만(24.2%)은 우리나라보다 훨씬 낮다. 한은은 우리나라 제조업의 수익성과 재무구조를 개선하려면▶금리.임금 등을 안정시키고▶기업의 자발적인 재무구조 개선 노력을 유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박의준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