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가, 올라도 너무 오른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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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1면

이달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7%에 육박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전망됐다. 고정형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연 10%에 육박하면서 대출자의 부담은 갈수록 커지고 있다.

24일 기획재정부와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달 5.9%를 기록한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이달 7%에 육박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이렇게 되면 외환위기 여파가 지속됐던 1998년 11월(6.8%) 이후 소비자물가가 가장 많이 오르는 것이다.

정부 고위 관계자는 “국제유가가 하락했다고는 하지만 그 폭이 크지 않다”며 “6~7월 높은 가격에 수입된 원유 등 원자재 가격이 시차를 두고 반영되기 때문에 8월 소비자물가는 7%에 근접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소비자 물가에 선행하는 생산자 물가는 6월 10.5%, 지난달 12.5% 올라 가파른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한국은행 관계자는 “지난달 중순 이후 국제유가가 하락세로 돌아섰지만 유가 하락 효과를 상쇄할 정도로 원화 환율이 급등했다”며 “물가는 8~9월에 연중 최고치를 기록한 뒤 하락세를 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임금이 제자리인데 물가가 뜀박질하면서 실질소득은 뒷걸음치고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물가 상승분을 반영한 2분기 전국 가구의 실질소득은 1분기(341만5000원)보다 4.8% 줄었다.

금리가 오르면서 은행에서 돈을 빌린 사람들의 생활고는 심각한 상황이다. 이번 주 적용되는 3년 고정형 주택담보대출의 금리는 농협이 연 7.95∼9.63%, 신한은행이 연 8.02∼9.62%로 최고 금리가 연 10%에 육박하고 있다. 지금 1억원을 대출받는다면 올 들어 금리가 가장 낮았던 2월에 비해 월 13만원의 이자를 더 내야 한다.

변동형 주택담보대출 금리의 기준이 되는 3개월짜리 양도성예금증서(CD)의 금리도 7월 초 5.37%에서 22일 5.79%로 오르면서 은행의 변동형 주택담보대출 최고 금리도 연 8%대로 올라섰다.

김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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