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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피플>靑白吏 대명사 리콴유 星港 전총리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8면

호화 콘도 특혜분양 시비로 곤욕을 치르고 있는 「미스터 클린」 리콴유(李光耀.72) 싱가포르 전총리가 의회에 나가 증언했다.李전총리는 21일 싱가포르 의회에 출석,무려 90분동안 연설과 답변을 통해 결백을 호소했다.그는 『구입 당시 에는 할인사실 자체도 몰랐다』고 변명하고 『싸게 분양받은 액수 만큼 자선단체에 기부하겠다』고 약속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민주당 등 4명의 야당의원들은 「아시아의 청렴한 지도자」가 특혜시비에 휘말렸다는 사실 자체가 문제라며 정치공격의 고삐를 늦추지 않고 있다.
이번 사건은 부패에 대해 서릿발 같았던 李전총리가 연루되지 않았다면 문제가 될 수 없는 성격이 다분하다.
李전총리와 그의 장남 리시엔룽(李顯龍)부총리는 한국돈으로 한채에 12억~31억원인 호화 콘도(아파트)를 시세보다 7~12% 할인된 가격으로 지난해초 두채씩 분양받았다.
싱가포르에서는 건설회사 임원의 친척에 대한 할인분양을 인정하고 있는데다 李전총리의 동생이 콘도 분양업체의 임원으로 근무해딱히 불법이라고 말할 수 없다.
그럼에도 야당의원들은 이날 명예직인 「수석장관」으로 있는 李전총리를 상대로 특혜분양 경위와 매입 자금의 출처를 추궁했다.
의원들은 『각료들의 지나치게 높은 월급도 문제』라고 공박했다.
야당의원들은 더 나아가 비공개 재산이 있는 각료 명단을 내놓으라고 요구하고 나섰다.
이번 사건은 자칫 싱가포르판 「공직자 재산 공개」로 비화될 조짐마저 보이고 있다.
최상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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