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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맥으로본美한반도정책>5.끝.민간기관이 북한연구 주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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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북한 핵문제가 대두되면서 미국 민간기관들의 북한 연구는 대단히 활발해 졌다.한반도 긴장을 최고조로 조성한 다음 실리를 챙기는 북한의 「벼랑끝 외교」는 흥미있는 연구 대상이 되기에 충분했다. 워싱턴에 있는 카네기 국제평화재단은 미국에서 북한 연구의 원조(元祖)로 불린다.
이 재단은 91년 한시해(韓時海) 당시 유엔주재 북한대사를 간담회에 초청한데 이어 93,94년에도 한차례씩 북한측 인사들을 초청,세미나를 가졌다.
이달 초에는 미국을 방문한 이종혁(李種革)북한 아태평화위 부위원장 일행을 초청,비공개 간담회를 갖기도 했다.
재단의 대표적 인물은 북한을 다섯차례나 방문했던 셀리그 해리슨.그는 72년 5월 처음으로 방북,김일성(金日成)과 회견한 이래 북한을 계속 연구해 왔다.
워싱턴 포스트지 도쿄(東京)지국장을 거친 해리슨은 국무부와 백악관에서 열리는 대북(對北)전문가 간담회의 고정멤버라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권위를 인정받고 있다.
국무부 동아태 차관보 출신으로 얼마전 작고한 개스턴 시거가 91년 만든 「개스턴 시거 동아시아 연구센터」(소장 金英鎭)도북한의 군축평화연구소,일본의 요미우리 신문사와 공동으로 북한 인사들이 참여하는 정책 세미나를 주관하는 등 북 한연구에 상당히 열성적이다.
金소장은 지난해초 북한 외교부산하 군축평화연구소 초청으로 제임스 릴리 전 주한대사,돈 오버도퍼 전 워싱턴 포스트지 기자 등과 함께 북한을 방문하기도 했다.
이 연구소는 지난달 김정우(金正宇)북한 대외경제위원회 부위원장 일행을 초청해 한반도 경제협력 세미나를 열었다.
레이건 행정부 당시 국무부 동아태 차관보를 지낸 중국전문가 리처드 솔로몬이 소장으로 있는 평화연구소는 미 의회가 설립한 연구기관이다.솔로몬은 얼마전 워싱턴을 방문한 이종혁 일행과 미관리들의 자연스러운 대화자리를 마련하는등 미국 정부가 앞장서기어려운 일들을 곧잘 도맡았다.
이 연구소 연구실장은 국방부 부차관보와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에서 동아시아담당 안보비서관을 지낸 스탠리 로스.
이 연구소에는 외부 전문가들의 모임인 북한연구회가 있다.그 멤버는 모튼 아브라모비츠 카네기 국제평화재단 이사장,리처드 아미티지 전 국방차관,도널드 그레그 전 주한대사 겸 코리아소사이어티 이사장,미키 캔터 전 국무차관,로버트 매닝 전 국무차관 정책보좌관,앨런 롬버그 국무부 정책기획실 부실장,리처드 앨런 전 백악관 안보보좌관,빌 클라크 전 국무부 동아태 차관보 등.
대북 핵협상을 총괄할 핵대사직 신설 아이디어는 여기서 나왔다.이 모임은 또 스티븐 보스워스 한반도 에너지개발기구(KEDO)사무총장에게 정책자문도 하는데 그 실무는 스콧 스나이더가 맡고 있다.
스나이더는 하버드대에서 동양사로 석사학위를 받고 뉴욕 아시아협회에서 일한 경험이 있다.
카네기 국제평화재단이 다소 민주당 성향의 연구기관이라면 헤리티지 재단은 친(親)공화당 성향의 보수적 연구기관이다.리처드 앨런이 아시아연구 프로그램 이사장이고,제임스 프리스텁 전 국무부 한국과장이 아시아담당 책임자다.
전략 및 국제문제연구센터(CSIS)의 한반도 연구는 역사가 제법 길다.하지만 북한을 수차례 방문한 경험이 있는 국제담당 부소장 윌리엄 테일러 박사와 그로부터 많은 것을 전수받은 마이크 메이자르 박사외에는 현재 북한을 깊이있게 아는 사람이 없다.
워싱턴=길정우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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