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미국 래리 닉쉬박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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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한국정부도 이제는 평양만 쳐다볼 게 아닙니다.워싱턴의 정책흐름도 충분히 감안한 입체적인 대북(對北)정책을 펼쳐야 합니다.』 국제학술대회 참석차 서울에 온 래리 닉쉬박사는 중앙일보와의 단독 인터뷰에서 한국정부가 달라진 국제정세 속에서 대미(對美)영향력 확대에 주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닉쉬박사는 지난 30년간 중립적인 미의회조사국(CRS)연구원으로 있으면 서 한반도 정세와 워싱턴의 대 한반도 정책 흐름에 정통한 남북문제 전문가로 알려져있다.
-미국은 4자회담과 대북 쌀지원 문제를 어떻게 보고 있습니까. 『클린턴 행정부는 이 둘을 별개 사안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봅니다.특히 대북 포용정책을 추구하는 국무부는 북한 식량난이 한층 악화될 경우 상당량의 쌀을 지원하고싶어 합니다.문제는 의회를 통한 예산 확보가 어렵다는 것이지요.따라서 클 린턴 행정부는 조만간 한국과 일본에 압력을 가해 20만~50만규모의 쌀을 지원하려 할 것입니다.』 -북한 식량난을 어떻게 보십니까.
『어려움을 겪겠지만 그럭저럭 버텨낼 것으로 생각합니다.최근 북한을 방문하고 돌아온 유엔 관리로부터 북한당국이 수해지역에 수량 미상의 군량미를 방출했다는 말을 들었습니다.북한은 향후 5~10년간은 붕괴되지 않을 겁니다.』 -향후 북.미 관계를 어떻게 전망하는지요.
『미국은 전통적으로 대통령선거를 앞둔 시점에서 외교정책 전환을 금기시 합니다.그러나 클린턴이 재선될 경우 미국은 경제제재완화.연락사무소 개설같은 보다 적극적인 대북 정책을 취할 게 분명합니다.특히 게리 럭 주한미군사령관을 비롯한 국방부 관리들은 정전체제 와해가 자칫 비무장지대 무력충돌 같은 돌발사태로 비화될지 모른다는 불안감을 갖고 있습니다.11월이후 미국이 한국을 제치고 북.미 장성급회담을 시도할 공산이 있지요.』 -4자회담에 대한 북한의 반응은 언제,어떤 형식으로 나올까요.
『평양은 오는 6월 실시되는 러시아 대통령선거 결과를 주시하는 듯합니다.만일 공산당 후보가 승리할 경우 북한은 모스크바의지원을 업고 3자회담 또는 변칙 4자회담을 역제의할 것으로 보입니다.또 중국은 최근 비공식 채널을 통해 북한 의 4자회담 수용을 종용했으며,평양은 이에 대해 반발하고 있는 것으로 관측됩니다.』 최원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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