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축구,스웨덴팀 맞아 善戰 골결정력 부족 2대0으로 져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37면

2002년 월드컵을 그토록 목놓아 외쳐온 까닭이 거기에 있었다. 16일 밤 잠실벌에 모여든 7만여 관중은 수준높은 경기에완전히 매료돼 오랜만에 축구의 진미를 만끽했다.
2002년 월드컵유치를 기원하는 아시아축구의 맹주 한국과 94월드컵 3위팀 스웨덴의 한판승부는 세계 정상권에 오르는 고빗길이 얼마나 험난한 것인가를 일깨워주기에 충분했다.
세계랭킹 7위팀 스웨덴이 스탠드가 떠나갈 듯한 함성과 파도타기로 분위기를 휘어잡던 관중에게 바이킹군단의 위력을 실증하는 데는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전반 13분.「검은 바이킹」 마르틴 달린의 결정력이 비수처럼빛을 뿜었다.
한국 미드필드 중간에서 볼을 잡은 달린은 한국의 「국보급 수비수」 홍명보를 간단히 따돌리며 순식간에 페널티에어리어 안쪽으로 스며들더니 다급하게 달려드는 최종 수비수 허기태와 GK 김봉수의 틈바구니를 노려 오른발 터닝슛,왼쪽 골포스 트를 맞고 네트 오른쪽으로 감겨드는 선제 결승골을 명중시켰다.
두번째골도 달린의 절묘한 페인팅이 빚어낸 작품이었다.후반13분 안데르스 림파르가 한국 페널티에어리어 오른쪽 외곽으로 침투하는 순간 수비수들과 나란히 서있던 달린이 갑자기 문전쪽으로 몸을 틀었다.
그러나 그것은 속임수였다.달린은 다시 방향을 틀어 밖으로 빠져나오며 수비수 2명을 한꺼번에 끌어냈고 빈공간을 파고든 림파르가 전진수비를 시도하던 한국 GK 김봉수의 머리를 넘기는 절묘한 로빙슛으로 또 한번 한국 골네트를 흔들었다.
한국은 서정원.하석주.고정원 등이 쉴새없이 스웨덴 문전을 노크했으나 골 결정력 부족과 한수높은 스웨덴 수비라인의 그물망에번번이 걸려들어 한골도 만회하지 못했다.
그러나 이날의 한판승부는 결과에 상관없이 한국국민의 월드컵 유치열망을 한데 집약시킨 뜨거운 한마당으로 팬들을 위안하기에 충분했다.
정태수.신성은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