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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영화 "유리" 난해.신선 엇갈린 평가-칸영화제 통신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41면

제49회 칸영화제의 비평가주간에 초청돼 상영된 한국영화 『유리』가 현지 관객들로부터 대체적으로 『난해하다』는 반응을 얻었다. 11~13일 사흘 동안 8차례 열린 『유리』 시사회에서 일부 관객들은 끔찍한 살인장면과 정사장면 등에 비위가 상해 중도 퇴장하긴 했지만 끝까지 지켜본 사람들은 박수를 치며 양윤호감독의 실험정신을 높이 샀다.
마지막까지 지켜본 사람들은 『내용은 어렵지만 어쨌든 새롭고 충격적』이라는 반응을 보였다.
데뷔작이 권위있는 칸영화제에 초청된 양윤호감독은 시사회가 끝난 후 관객들과 대화시간을 갖는가 하면 홍콩 스타TV를 비롯,벨기에.독일.영국 등 유럽쪽 방송사들과 인터뷰로 바쁜 일정을 보내고 있다.
인터뷰에서 가장 많이 쏟아지는 질문도 왜 데뷔작을 이렇게 어려운 작품으로 택했느냐는 것이며 『왜 승려가 살인을 하고 정사를 벌여야만 하는가』에 대한 의문도 많이 제기됐다.
『유리』는 거대한 관념세계를 충격적인 영상으로 담아낸 점이 독특하다는 반응이지만 그렇다 하더라도 내용이 어렵다는 데는 누구나 견해가 일치하고 있다.이야기 전개에 대해 『스토리를 종잡을 수 없다』는 관객들이 꽤 많았으며 작품이 좋았 다는 관객들이 평가하는 부분도 내용보다는 뛰어난 색채감각 등 영상미학쪽이다. 미국 영상전문잡지 『버라이어티』의 데이비드 루니 기자는 『신인감독인 양윤호는 영화촬영지인 평원에서 정교한 그림을 그렸으며 미학적 접근이 인상적이다.그러나 그의 세계는 접근불가능한것처럼 보이며 이 영화를 좋아하는 소수의 사람들도 내용을 따라가기가 힘들다』고 평했다.
칸(프랑스)=이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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