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4급 연봉은 대기업 과장 수준 최근엔 공개채용 늘어나

중앙선데이

입력

중앙SUNDAY

국회의원 보좌관의 신분은 별정직 공무원이다. 의원실마다 6명(4급 2명, 5급 1명, 6급1명, 7급 1명, 9급 1명)의 정식 보좌진과 2명의 인턴 보좌진(계약직)이 있다. 통상 4급은 ‘보좌관’, 5급은 ‘비서관’, 6급 이하는 ‘비서’로 부른다.

국회의장은 1급 2명, 2급 3명 등 21명을, 부의장은 1급 1명 등 10명을 보좌진으로 둘 수 있다. 이를 모두 합하면 국회의원 보좌진 정원은 2400명에 이른다. 하지만 대개 정원보다 30~40명 정도 적은 수준에서 유지된다. 갑작스럽게 해고되거나 그만둔 보좌진 자리가 공석으로 있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보좌진의 고용과 해고 권한은 전적으로 국회의원이 가지고 있고 임면 절차도 간단하기 때문에 보좌진의 이동이 잦다. 일단 한 의원실로 들어가고 나면 승진이 쉽지 않기 때문에 다른 의원실로 급수를 높여서 옮겨 가는 경우도 종종 있다. 드물긴 하지만 소속 의원의 상임위가 바뀌면 기존 상임위에 있는 다른 의원실로 직급을 낮춰 옮기는 경우도 있다. 보좌관들은 어떤 상임위를 얼마나 오래 했나를 통해 전문성을 인정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국회 보좌관들이 세금으로 봉급을 받기 시작한 것은 1984년부터다. 연봉 수준은 행정공무원에 준한다. 의원실의 수석 보좌관의 경우 ‘4급 21호봉’으로 분류돼 연봉 6400만원을 받는다. 대기업 과장 수준이다. 9급의 경우 2400만원 정도를 받는다. 4급 이하는 호봉이 한 종류로 정해져 있지만 1, 2, 3급은 경력에 따라 호봉이 달라진다. 보좌관 생활 20년을 하면 연금 수혜 대상이다.

여성 의원은 늘어나는 추세지만 여성 보좌진은 그렇지 않다. 그나마 서무를 맡는 9급이 대부분이고 4, 5급은 드물다. 한나라당 한 재선의원의 보좌관은 “여성 보좌관들은 지역구 활동에 제약이 있다는 생각 때문에 상당수가 여성 비례대표 의원의 보좌관을 맡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업무 중 가장 중요한 일은 의원들의 상임위 및 국정감사 활동을 보조하는 것이다. 특히 국감 때 분주해 ‘국회엔 가을이 없다’는 말이 보좌진 사이에 회자된다. 의원 수행과 보도자료 작성, 홈페이지 관리, 개인 홍보물 제작도 보좌진의 몫이다. 보좌진 중 일부가 지역구에 내려가 지역 민원을 처리하고 지역구를 관리하는 ‘변칙 운영’은 이미 뿌리 깊은 관행이 됐다.

보좌관은 주로 인맥에 의한 특채가 대다수지만 최근에는 공채가 활발하다. 채용 소식은 국회 홈페이지(www.assembly.go.kr)에 공고한다. 제16대 국회 때 민주당 김민석 의원이 신문광고를 통해 보좌관을 채용했고, 한나라당 김학용 의원이 올해 4월 일간지에 보좌진 공채 광고를 내기도 했다.

공채로 뽑을 때는 정책 전문성이 주요 평가 요소지만 국회 경험 여부도 매우 중요하다. 그래서 다른 의원 보좌진 출신이 공채에서 선발되는 경우가 많다. 국회 인턴제도나 총선 자원봉사 활동 등에 적극적으로 참여해 국회 경력을 쌓는 것이 유리하다.

고용은 불안한 편이다. 소속 의원의 당락에 따라 하루아침에 짐을 싸야 하는 처지가 되기도 한다. 보좌진은 실업보험 적용을 받지 못한다. 18대 총선에서는 민주당 의석 수가 반으로 줄면서 민주당 의원 보좌진 500여 명이 순식간에 실업자 신세가 됐다.
첫 국정감사 뒤에는 대규모 문책성 인사가 벌어지기도 한다.

보좌진의 잘못으로 ‘뜨지 못했다’는 이유에서다. 의원과의 호흡 문제로 경질되는 경우도 적지 않다. 보좌진 교체가 잦은 것으로 유명했던 전직 K의원 등 몇몇 의원실은 ‘취업 기피 대상 1호’로 꼽혔다.

윤창희

중앙SUNDAY 구독신청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