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용학원에도 고학력 바람-수강생의 절반이 전문대이상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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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3면

서울종로구낙원동 Y미용학원 강의실.24명의 학생들이 미용사 한춘애(韓春愛.39.여)씨의 피부미용 강의를 열심히 듣고 있다. 수강생 가운데 전문대 이상 학력 소지자는 11명.4년제 대학 졸업생도 6명이다.90년초까지만 해도 95%가 고졸이었지만2~3년 전부터 학기마다 대졸 비율(전문대 포함)이 40~50%를 차지하고 있다.
박용희(朴庸姬.28)씨도 고학력자중 하나.朴씨는 92년 E여대 생물학과를 졸업한 뒤 일반회사에 근무하다 미용업계로 진로를돌렸다. 『2년전 사무직으로 취직했는데 전공을 살리지 못해 고민했어요.그래서 회사를 다니면서 야간에 미용학원을 다녔습니다.
공부하면 할수록 이 분야가 유망하다고 생각해요.』 朴씨는 『머리.피부.화장 등을 모두 할 수 있는 「뷰티살롱」을 차리는 것이 꿈』이라고 말했다.
미용업계의 「학력파괴」가 한창이다.과거에도 고학력자가 없었던건 아니지만 최근 몇년사이 미용 관계자들이 놀랄만큼 대졸자들이몰려들고 있다.서울대.연세대.고려대.이화여대 등 세칭 명문대 출신도 상당수다.
화장품회사가 경영하는 R뷰티아카데미도 마찬가지.1백50여명의수강생 중 전문대 이상 학력자가 절반이고 4년제 대학 졸업자가30%다.이중에는 서울대 3명,연세대 2명,이화여대 6명 등 명문대 출신이 20여명 가량 포함돼 있다.
Y미용학원 부원장 전숙재(全淑宰.여)씨는 『이같은 현상은 전문성.창의성을 중시하는 신세대 직업관의 변화 때문』이라고 진단하면서 『고학력자의 대거 유입으로 국내 미용업계의 수준이 크게향상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김창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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