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 교수가 CEO 리더십 가르친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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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8면

채형석(48·사진) 애경그룹 총괄부회장이 새 학기에 한국외대 강단에 선다. 한국외대는 19일 채 부회장을 겸임교수로 위촉하고 다음 학기 상경대학의 경영학 전공 3학년 전공과목인 ‘CEO 리더십’ 수업을 맡긴다고 밝혔다.

대학이 CEO를 겸임교수로 위촉해 일부 강의를 맡기는 경우는 있었지만 국내 대기업 CEO가 특강이 아닌 한 학기 수업을 통째로 맡아 강의하는 것은 이례적이다.

박철 한국외대 총장은 “채 부회장은 경영학을 전공한 학자일 뿐 아니라 성공한 현장 CEO”라며 “학생들에게 피부에 와닿는 교육으로 동기 부여하기 위해 수업을 부탁했다”라고 말했다. 채 부회장은 매주 3시간씩 수업을 진행하며 80명인 수강 인원이 이미 꽉 찼다고 학교 측은 밝혔다.

강의계획서에 따르면 채 부회장은 경제신문을 교재로 활용해 ‘사례 연구를 통한 경영자의 자질, 인성’ ‘인적·물적 네트워킹의 중요성’ ‘사업분석·평가 방법’ 등을 가르친다. 한 주를 할애해 경영학에서 ‘왜 인문학이 중요한가’도 강의할 예정이다.

채 부회장은 “미래의 예비 경영자들에게 내 경험이 작은 도움이라도 됐으면 좋겠다”라며 “즐겁고 영광스러운 마음으로 성심껏 강의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이 수업은) 내게도 젊은이들의 생각을 알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 같다”라며 기대감을 나타냈다.

장영신 애경그룹 회장의 장남인 채 부회장은 2002년부터 부회장을 맡아 그룹 경영을 총괄해왔다. 그는 성균관대학교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미국 보스턴대 대학원에서 경영학 석사를 마쳤다.

한국외대는 김영식 전 대학교육협의회 사무총장, 홍기화 전 코트라 사장을 초빙교수로 위촉했다. 김 전 사무총장은 교육대학원에서, 홍 전 사장은 국제지역대학원에서 강의할 예정이다.

홍주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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