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3社 월드컵축구 유치전제로 특집마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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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6면

「유치에 성공하면 축하쇼,실패하면 위로쇼」.
오는 6월1일이면 확정될 월드컵유치 여부와 관계없이 방송3사는 일단 유치를 전제로 특집 대형쇼.드라마를 준비하고 있다.
KBS는 6월1일 오후7시 스위스 취리히 국제축구연맹(FIFA)총회에서 개최지가 최종 확정되는 바로 그 시각에 서울 잠실주경기장에서 10만명이 참가하는 2시간짜리 대형 특집쇼를 연다.이 쇼는 유치성공소식이 전해지면 축하쇼,유치에 실패할 경우엔실망한 국민들을 달래는 「위로쇼」로 즉석에서 포맷을 결정해 진행될 예정이다.KBS는 『88올림픽 이후 최대의 국가 대사인 만큼 공영방송으로서 D데이 당일 유치여부와 관계없이 대형 특집쇼를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날 특집쇼의 최대 현안은 유치실패의 경우.흥겨움이 본질인 쇼 성격상 「위로쇼」란 전례가 없어 제작진의 고민이 크다.기획자 곽명세PD는 『이 경우 국민의 허탈감을 달래줄 역량있는 중량급 가수.해외음악인들을 총동원,「열린 음악회」스 타일로 생방송할 계획』이라고 밝혔다.그러나 유치에 실패할 경우 아무리 위로가 명분이라지만 쇼를 방송한다는 것이 국민감정에 부합하느냐는내부의견도 만만치 않아 이날 위로쇼는 녹화방송될 가능성도 없지않다. 한편 MBC와 SBS 역시 이날 오후7시(MBC)와 밤12시(SBS) 각각 2시간짜리 특집쇼를 계획중이나 유치성공의경우에만 제작한다는 방침이어서 무조건 방송을 계획중인 KBS에비해선 위험부담이 덜한 편.
KBS는 또 월드컵유치를 전제로 축구드라마 『함성』(가제)을오는 9월 2TV 미니시리즈로 기획하고 농구만화 『헝그리 베스트 5』를 만든 영화감독 이규형씨에게 대본까지 의뢰해놓고 있다.그러나 최근 유치 가능성이 불투명해지자 『유치 에 실패하면 올림픽 진출에 성공한 핸드볼로 소재를 바꾼다』는 고육지책을 강구하고 있다.
유치 여부와 관계없이 강행될 이들 특집기획은 그동안 각종 특집방송으로 월드컵 붐을 조성해온 방송사로서 「유종의 미」를 거둔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그러나 한편으론 유치에 실패할 경우조차 대형쇼를 제작한다는 것은 『너무 요란한 것 아 니냐』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강찬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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