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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과 후 예술교육’ 아시나요

중앙선데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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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5호 05면

서울 미성초등학교 예술교육 현장

공교육 안에서 이뤄지는 음악·미술·무용 수업이 ‘예능 실기’로 불려 온 데서도 보이듯 이제까지 국내 예술교육은 기능 위주로 이뤄져 왔다. 하지만 국민소득이 증가하고 문화예술을 향유하는 수준이 높아지면서 이를 뒷받침하는 변화도 서서히 일고 있다. 소수의 창작자 중심 예술지원 정책에서 누구나 예술을 접하고 즐길 수 있는 문화민주주의의 관점에서 예술교육을 장려하는 것이다.

국내서도 특성 개발, 저소득층 지원 활발

그 가능성을 발 빠르게 포착한 곳은 사교육 시장이다. 전통적인 기능 위주의 학원식 교육에서 벗어나 창의력 기르기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2002년 디자인을 통한 창의력 훈련 및 영재성 개발을 목표로 개설한 ‘블루닷(www.ibluedot.co.kr)’이나 문화 체험학습이 강점인 ‘예술로 크는 창의 나무(www.creedu.com)’, 글로벌 음악교육 기업 MYC코리아(www.myckorea.co.kr) 등이 대표적이다. 이런 학원들은 선진 예술교육의 장점을 자체 프로그램으로 소화하며 강남 일대 학부모에게 주목받고 있다.

공공 분야도 보조를 맞추고 있다. 2005년 2월 출범한 한국문화예술교육진흥원(Korea Arts and Culture Education Service)은 ‘예술 강사’라는 이름으로 국악·연극·영화·무용·만화애니메이션 5개 분야에 걸쳐 특기적성 교육을 지원하고 있다. 주로 방과 후 학교의 일환으로 시행되는 이 제도는 올해 예산만 206억원으로 전국 2678개교에 2067명의 강사를 파견한다.

2006년 시작된 서울문화재단 TA 제도는 링컨센터 인스티튜트(LCI)의 예술교육을 근간으로 한 통합교과형 수업이 강점이다. 서울시 교육청의 위탁을 받아 주로 저소득층, 맞벌이 부부 자녀를 대상으로 이뤄진다. 올해는 2억8000만원의 예산으로 서울 시내 163개교 212학급을 지원한다.

이들 예술교육은 공교육의 공백을 보완하고 있지만 교사·학부모로부터 ‘방과 후 보육’ 정도로 치부되기 일쑤다. 이런 인식에 벽을 느끼는 탓에 예술 강사가 자부심을 느끼고 활동할 수 있는 폭도 좁다. 연극연출가이자 서울문화재단 TA로 활동 중인 우경주 강사는 “사교육 시장보다 훨씬 체계화된 프로그램인데도 학부모·교사의 이해가 부족해 학생 관리가 체계적으로 이뤄지지 않는다”며 “책임 있는 강사 풀의 확보를 위해 공교육 내 인식의 전환이 이뤄져야 할 때”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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