효산그룹 수사 전망-대출비리 배후캐기 주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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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효산그룹의 대출비리에 대한 수사를 벌이고 있는 대검 중수부는효산그룹 6개 계열사의 예금계좌에 대한 자금추적에서 향후 수사와 관련된 단서가 잡힐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제일은행 이철수(李喆洙)행장 이외에 효산그룹의 대출 커미션을받은 다른 금융기관이 있는지와 효산이 각종 탈법적 방법으로 거액의 대출을 받는 과정에서 정.관계의 배후인물이 있는지 여부가계좌추적을 통해 밝혀질 수도 있다는 얘기다.
검찰이 추적중인 효산그룹의 예금 계좌는 제일은행 잠실서지점에개설된▶금강슈페리어▶덕신종합건설▶동림 CUBR등 명의의 계좌와제일은행 무역센터지점에 개설된 효산종합개발 명의의 계좌,주택은행 영업1부에 개설된 서울리조트 명의의 계좌등 이다.
검찰이 자금 추적 대상으로 효산그룹 장장손(張長孫)회장이 숨겨놓은 개인예금계좌를 택하지 않고 입출금이 복잡한 법인 명의계좌를 택한 것은 張회장이 법인을 통해 거액의 비자금을 만들었을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라고 한 수사관계자는 전했다 .
서울스키리조트안의 스키 리프트.콘도등 시설물이 이미 가동중임에도 불구하고 허위 세금계산서를 리스회사에 제출해 2백81억원을 가로챈 것과 같은 수법이 효산의 다른 계열사에서도 동원돼 張회장이 마음대로 사용할 수 있는 거액의 비자금이 만들어졌을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는 것이다.
검찰은 이에 따라 최근 2~3일간 효산그룹 계좌에 대한 집중적인 자금추적을 벌여 비자금 흔적을 일부 발견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張회장이 이같은 방법으로 비자금을 조성,콘도건설이나 호텔인수등 사업을 무리하게 확장해 나가는데 필요한 로비자금으로 사용했을 것으로 판단,이를 집중 추적중이다.
우선 검찰은 효산이 경기도 남양주군 소재 서울리조트 스키장 근처에 콘도건설 사업을 벌였을 때 효산이 정.관계등 여러 곳으로 로비를 벌였을 것으로 보고 있다.
효산은 94년 7월부터 계열사 소유 서울리조트 스키장땅에 콘도 건설을 위해 ㈜서울리조트와 ㈜효산관광이 두차례에 걸쳐 콘도건립허가를 신청했으나 수도권 정비심의와 환경영향평가 대상으로 반려됐다.
특히 효산은 94년 11월 자금난으로 부도처리됐기 때문에 이사업을 기업회생의 승부수로 보고 온갖 무리수를 두어가며 사업을추진했을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검찰은 이와함께 효산그룹이 제일은행 이외에 다른 금융기관들로부터도 여신규정이나 관행에 벗어난 무리한 대출을 받을 수 있었던 데에는 이미 관련 혐의가 일부 드러난 장학로(張學魯)전 청와대 제1부속실장 이외에 다른 정.관계 배후인물이 있었을 것으로 보고 이 부분을 밝혀내는 데에도 수사력을 모으고 있다.
은행의 대출관행상 행장이 담보한도를 넘겨가면서 대출을 지시하는 것은 행장 본인의 의사보다는 외부 기관 실력자들의 청탁이 대부분이라는 은행관계자들의 진술도 이미 확보했기 때문이다.
또 효산그룹이 94년 중앙리스와 주은리스등에서 2백81억원을리스대출받는 과정에서도 커미션 수수등 불법행위가 있었을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리스회사 관계자들을 소환,리스대출과정에 대해 조사를 벌였다.
검찰 고위간부는 『현재의 수사진도는 마무리 단계』라면서도 『효산그룹의 계좌추적과정에서 또다른 은행관계자들의 비리 혐의가 포착될 수도 있다』며 사법처리 대상자의 확대가능성도 부인하지않고 있다.뭔가 미심쩍은 것이 있다는 이야기다.
따라서 효산그룹 대출비리 사건으로 이미 구속 수감된 李행장과張회장 이외에 최소한 효산그룹에 탈법대출을 해 준 다른 금융기관 관계자나 李행장에게 대출커미션을 준 기업관계자중 추가 사법처리 대상자가 나올 가능성이 크다는 게 검찰주변 의 분석이다.
이용택.이정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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