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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 교수 22명 서울대 새로 임용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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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서울대 고고미술사학과는 지난해 연말 미국 미술사학회에 교수 채용 공고를 냈다. 올 2월까지 10여 명이 지원했다. 이 학과 이주형 교수는 3월 미국을 방문했다. 직접 후보들을 면접하기 위해서였다. 이 교수는 블룸스버그대의 앤드리 피어슨(47) 교수와 예일대 출신의 한 여성(35) 박사를 최종 후보로 결정했다. 6월 두 사람은 서울대로 와 시강(최종 평가)을 받았다. 두 사람 모두 르네상스 미술 전공이었다.

피어슨 교수는 르네상스 시대에 그려진 초상화를 들고 왔다. 초상화의 주인공은 아기를 낳지 못하고 이혼한 공작부인이었다. 부인은 화가의 후원자가 돼 그림을 남겼다. 피어슨 교수는 르네상스 시대의 ‘젠더(성) 문제’를 중심으로 초상화를 분석했다. 그의 강의에 국내 학자들은 “지금까지와는 다른 참신한 접근방식에 감동했다”는 호평을 쏟아냈다.

서울대가 13일 인사위원회를 열어 외국인 교수 22명의 임용을 결정했다. 단과대 중 인문대가 5명으로 가장 많았다. 현재 서울대의 외국인 전임 교수는 10여 명에 불과하다.

“100명의 외국인 교수를 뽑겠다”는 서울대의 국제화 계획이 구체화되고 있는 것이다. 지금까지 인문대는 국제화에 뒤처진다는 느낌이 있었다. 지금까지 임용된 외국인 교수도 대부분 자연대·공대에 치중됐다. 그러나 이번 임용은 인문대의 국제화 의지를 보여준다. 변창구 인문대학장은 “ 인문대를 나오면 외국어 한두 개는 완벽하게 하도록 만들겠다”고 말했다.

이번에 임용된 22명 중 4명은 테뉴어(정년)를 받았다. 사회학과에 오는 런던시티대의 앤서니 우디위스(63) 교수는 테뉴어를 받았다. 그는 학장을 역임했을 뿐만 아니라 세계적 학술 저널의 편집장을 맡고 있다. 고고미술사학과의 피어슨 교수도 테뉴어를 받았다.

◇공문 영어 병기 의무화=서울대는 모든 행정 공문에서 한글과 영문을 함께 표기하기로 결정했다. 일단 9월부터 제목을 한·영 병기한다. 이르면 2009년부터 한 페이지는 한글 공문, 다른 페이지는 영어 공문으로 표기된 ‘행정 매뉴얼’이 만들어진다.

강인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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