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날이 발전하는 한국 조상 염원 실현돼 기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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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범 김구 선생의 주치의로 알려진 유진동 선생의 아들 유수동(53·사진)씨는 “나뭇잎은 뿌리를 따르는 법, 자녀나 손자녀들이 한국에서 살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14일 오후 서울 종로구 서머셋 팰리스 호텔에서 건국 60주년 기념행사에 참석하기 위해 방한한 유씨를 만났다. 그는 국가보훈처의 초청으로 두 번째 한국을 찾았다. 그는 “나날이 발전하는 한국을 보면서 조상들이 목표했던 염원들이 마침내 실현된 것 같아 기쁘다”고 말했다. 유진동 선생은 1908년 중국 지린성 융지현에서 태어났다. 1928년 중국 상하이 퉁지(同濟) 의과대에 다닐 때 한인 한우회를 결성했다. 한우회에서 서무위원으로 활동하며 김구 선생을 도와 독립운동에 참여했다. 1940년 광복군사령부 군의처장과 1942~43년 임시정부 의정원 의원을 역임했다. 정부는 지난해 8월 유진동 선생의 공로를 기려 건국훈장 애국장을 추서했다.

유 선생은 광복 후 중국에서 살다가 57년 가족과 함께 북한으로 건너갔다. 당시 아들 유씨는 두 살이었다. 하지만 그로부터 2년 뒤인 59년 유 선생이 평양 중앙병원에서 입원해 요양하던 중 가족과 연락이 완전히 끊겼다.

그후 북한 당국의 박해는 더욱 심해졌다. 유씨 가족은 결국 63년 2월 두만강을 건너 중국으로 들어갔다.

유씨는 “당시 독립운동을 하셨던 분들이 북한에 갔다가 김일성에 의해 숙청당했는데 아버지도 그렇게 되신 걸로 추정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은화·장주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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