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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TA 위기 넘기 포도농가 - 수출기업 손잡았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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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3면

▶ 결연증서에 서명한 뒤 대표자들이 손을 맞잡았다. LG전자 이재천 상무, 김천시 이병우 부시장, 구미시 김관용 시장, 영천시장 권한대행 류성엽 부시장, 삼성전자 장병조 전무이사.(왼쪽부터)

자유무역협정(FTA)의 파고를 넘기 위해 포도 농가와 수출기업이 손을 맞잡는다.

구미에 공장을 둔 삼성전자와 LG전자는 21일 구미시청에서 포도 주산지인 영천시.김천시와 각각 농가돕기 결연을 맺고 생산농가가 자생력을 갖출 수 있도록 함께 노력하기로 했다. 휴대전화.TV.LCD(액정화면) 등을 수출하는 삼성전자와 LG전자는 한.칠레 FTA 타결로 전보다 큰 이득을 보게 됐으며, 포도 농가는 칠레의 농산물 수출 증가로 큰 피해가 우려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들 기업과 자치단체 양측은 앞으로 각각 실무팀을 구성해 세부적인 협력사항을 검토할 계획이다.

두 기업은 우선 포도 수확철엔 이 지역 농가의 포도를 구입하고, 철이 지나면 주스 등 포도가공품 팔아주기 운동을 전사적으로 벌일 예정이다. 또 구내식당 등 사내 급식에서도 이들 지역 포도를 적극 소비하는 방안을 구상중이다.

이번 결연은 김관용(金寬容)구미시장의 제안으로 성사됐다. FTA 체결로 이익을 얻는 구미지역 대기업이 상대적으로 어려워진 경북지역 포도농가를 돕는 것이 상생(相生)의 길이라고 권유하고 나선 것.

두 회사 구미공장의 직원은 LG전자가 1만여명에 삼성전자가 8700여명. 경북지역의 포도 재배면적은 8700여㏊로 전국의 44%를 차지한다. 이 가운데 영천시와 김천시의 재배면적은 각각 2391㏊와 2232㏊로 전국 최대 규모다.

두 기업의 파트너 지역 선정은 영천 출신인 삼성전자의 윤종용 부회장과 김천 출신인 LG전자 김쌍수 부회장의 사적 인연도 작용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삼성전자 구미공장의 도재홍 총무그룹장은 "아직은 포도 농가를 돕는 방안이 초보 단계"라며 "앞으로 기업과 농촌이 윈윈할 수 있는 방안을 하나 하나 찾아 보겠다"고 말했다.

구미시의 유재일 새마을담당은 "시작은 두 기업이지만 잘 정착되면 다른 기업들도 이 운동에 동참할 것"이라고 말했다.

송의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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