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대마도서 쓰레기 치워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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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산외대 학생들이 지난해 4월 일본 대마도에서 해변에 밀려온 쓰레기를 수거하고 있다. [부산외대 제공]

부산외국어대 학생들이 5월 28일부터 31일까지 일본 쓰시마(對馬島)로 원정을 떠난다.

해류를 타고 그 곳에 떠내려간 한국산 쓰레기를 치우기 위해서다.

이 대학 동양어대 학생 150여명은 부산항에서 여객선을 타고 쓰시마로 들어가카미아카타쵸 지역 해변에서 이틀간 쓰레기 수거 작업을 한다. 마지막날에는 그 지역 주민들과 소프트볼 경기 등 친선활동을 하고 돌아온다.

봉사 활동에 들어가는 비용은 학생들이 모두 부담한다. 대신 대아고속해운이 왕복선박 요금 50%를 할인해주고 점심은 현지 주민들이 도시락을 제공한다. 잠은 그곳 마을회관에서 무료로 자게 된다.

대학 관계자는 "아침.저녁은 미리 준비해간 재료로 마을회관에서 해결하기 때문에 학생 1인당 10만원 정도의 비용이 들어간다"고 설명했다.

학생들은 자기 돈 들여가며 원정 봉사활동을 하는 것이다.

부산외대와 쓰시마 관계자들에 따르면 쓰시마 해안에는 해마다 바다를 통해 떠내려오는 쓰레기가 빈병.캔.페트병.스치로폼.컨테이너 등 연간 100~200여t에 이른다. 이중 80% 가량이 부산 일원에서 해류를 타고 떠내려온 생활 쓰레기들이다.

부산외대 김종한 홍보팀장은 "빈병 등에는 제품명이 대부분 한글로 쓰여 있고 제조 회사들도 부산 업체들"이라며 "부산에서 떠내려 간 것임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특히 이들 쓰레기는 3~4월께 집중적으로 밀려온다. 이에 따라 카미아카타쵸 등 쓰시마 현지 주민들은 매년 5,6월 대대적인 환경정화 활동을 벌여오고 있다. 이 소식을 전해들은 부산외국어 학생들이 지난해부터 "우리 쓰레기는 우리가 치우겠다"며 나선 것이다.

부산외대 학생 140여명은 지난해에는 5월 23일부터 26일까지 쓰시마에서 10t 트럭으로 5대 분량의 쓰레기를 수거했다. 이런 모습은 당시 아사히 신문 등 현지 언론에서 "신선한 충격"이라며 대대적으로 보도됐었다.

정용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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