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원 對北투자허가 따른 財界행보-덮어둔 프로젝트 재착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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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7면

통일원이 27일 삼성전자.대우전자.태창등 3개 업체의 대북(對北)투자사업을 전격 허가한데 따라 이들 3사를 비롯한 대북경협 추진업체들은 구체적인 투자계획 추진에 착수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1월 중순 강진구(姜晋求)회장일행의 나진-선봉지대 방문 때 체결된 나진통신센터 합작건설계약 이행의 첫 단계인 실무조사단 파견부터 추진할 예정이다.회사측은 지난해 2월 10명의 기술진을 현지에 보내기로 했던 계획을 그대로 추진하되 그간 현지에 진출했거나 협상을 벌인 알카텔(프랑스).에릭슨(스웨덴).록슬리(태국).AT&T.MCI(미국)등 업체와의 경합여부를 집중분석키로 했다.
삼성측은 이를 위해 북한측 파트너인 조선체신회사와의 해외 연락망을 가동,상황점검에 들어갔으나 일부에선 미 AT&T와의 동반진출 가능성도 없지 않은 것으로 보고 있다.북한측은 현재 통신센터 부지 조성작업을 끝내고 즉각적인 건설공사 돌입이 가능하다는 것을 삼성측에 알리고 투자를 유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삼성측은 앞으로 있을 통신센터 건립 현지조사때 지난해 1월함께 협의됐던 전자부품 및 TV조립라인 건설 가능성을 추가 논의하는 한편 삼성그룹의 나진-선봉 연락사무소 설치문제도 거론할예정이다.
대우전자의 경우 남포에 3개 봉제공장을 건설.가동중인 경험을바탕으로 같은 공단내 복합전자단지건설을 목표로 초기투자를 집행한다는 기본전략을 추진한다.베트남 하노이에서 벌이고 있는 복합전자단지 조성사업을 모델로 삼을 방침이다.
금강산샘물 개발.판매허가를 얻은 ㈜태창은 구체적인 사업계획서와 판로를 확보한 상태에서 허가대기중이었던 관계로 합작선과의 마무리 협의 이후 곧바로 투자집행에 나설 방침이다.
이번에 사업허가를 받지 못한 기업중 신원그룹은 지난해 수립했던 나진-선봉지대 기간설비 건설공사 및 신발.봉제사업을 시작할계획이다.그룹 부회장을 몇차례 방북시켰던 진로그룹은 황해도지역농산물재배 및 가공단지 조성사업을 구체화할 계 획을 세웠다.또지난해 대우와 함께 협력사업자 승인을 받았던 고합물산.한일합섬.국제상사.녹십자등도 조만간 허가사업을 실행에 옮길 예정이다.
정부의 이번 조치와 관련,업계의 한 북한담당자는 『정치.군사논리에 따라 남북경협이 굴절되는 일이 있어서는 안된다』고 지적했다.
허의도.임봉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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