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자여행>喝采-신나게 소리지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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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7면

喝은 口(입 구)와 曷(어찌 갈)의 결합이다.입의 기능은 다양하다.먹기.말하기.울기.불기 등등.
曷은 주로 「다하다」「소진되다」는 뜻을 가지고 있다.물()이소진된 것이 渴(마를 갈),힘을 다하여 벌떡 일어서는 것이 竭(힘 다할 갈)이다.
곧 喝은 「입을 다하는 것」이 되어 고래고래 소리 지르는 것을 말한다.따라서 喝의 뜻은 「소리 지르다」가 된다.공포감을 주면서 소리 지르는 것이 공갈(恐喝),크게 소리 지르는 것이 대갈(大喝),큰 소리로 주장하는 것이 갈파(喝破) 다.
采는 (조)와 木의 합성이다.는 본디 새의 발톱에서 따온 글자로 爪(발톱 조)와 같다.후에는 손톱,나아가서는 손톱을 포함한 손가락을 뜻하기도 한다.손가락을 나무에 대고 있는 것이 采인데 그것은 감이나 사과 등과 같은 과일을 따기 위해서다.따라서 采의 본뜻은 「따다」가 되겠다.풀()을 따 놓은 것이 菜(나물 채),손으로 직접 따는 것이 採(딸 채)다.
그런데 과일은 여러 가지의 색을 띠고 있다.감은 붉고 배는 노라며,밤은 검다.그래서 采는 과일의 여러가지 색깔,즉 五色을뜻하기도 한다.오색 화려한 수술이 彩(빛깔 채)다.
喝采는 소리를 지르면서 오색 실을 흔드는 것을 뜻한다.연주회나 운동경기에서 기쁨이 절정에 달해 관중이 환호성을 지르는 것이 바로 喝采다.흔히 박수(拍手)를 치면서 소리를 지르기 때문에 박수갈채(拍手喝采)라고 한다.갈채를 보낼 수 있는 신바람나는 세상이 된다면 얼마나 좋을까.
정석원 (한양대 중문과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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