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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0시산 불에 폐허된 고성숲 생태계 복원 50년 걸려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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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3면

60시간 화마(火魔)를 복구하는데 50년이상이 걸린다.
건국이후 최대 규모인 강원도고성 산불은 치명적인 산림파괴를 초래,훼손된 자연생태계 회복에 오랜 세월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특히 서울 여의도 크기의 10배가 넘는 3천여㏊(1천여만평)의 피해지역 가운데 90%이상이 수령 40~80년된 소나무 지역이어서 풍부한 동.식물이 한꺼번에 사라졌다.
강원대 이우철(李愚喆.생물학과)교수는『황폐화된 토양과 식생이화재이전으로 복구되는데는 적어도 50년이 걸릴 것』이라고 진단했다. 이에따라 우리나라 전체 산림면적 6백46만4천여㏊의 0.046%에 해당하는 이 지역 잿더미 위에 숲이 울창해지기까지사람들이 누릴 수 있는 이익상실로 인한 피해는 3천여억원에 이를 것으로 전문가들은 추산하고 있다.돈으로 환산할 수 없는 피해도 크다.
이번 산불로 타버린 곳은 일제시대와 6.25를 거치면서 파괴됐으나 지난 40여년동안 조림과 보존을 통해 가꾸어졌던 「남한의 허파」에 해당한다.온대림대로서 소나무 이외에 낙엽활엽수인 때죽나무.졸참나무.신갈나무.음나무.물푸레나무등 다 양한 나무가울창하게 자라는 곳이다.환경부도 식생지수I(녹지자연도 8~9등급)로서 개발할 수 없는 보전지역으로 구분해 놓았었다.이때문에울창한 산림속에 서식할 것으로 추정되는 하늘다람쥐.사향노루.수달 등 천연기념물이나 희귀 동물과 노루.멧돼지들의 피해는 회복불가능할 수도 있다.
여기에다 이곳은 인근 설악산 국립공원과 민통선.휴전선 지역을연결해주는 「생태 이동통로」란 점에서 다른 곳에 대한 연쇄피해가 우려된다.
학자들은 산림이 회복되더라도 동.식물 등 생태계 구조가 달라지고 토양과 식생의 상호 유기적 관계도 변화할 것으로 전망하고있다. 이와함께 비가 내리게 되면 재가 된 영양소들이 일시에 하천으로 씻겨내려 부(富)영양화등 2차적인 하천오염도 걱정이다. 충북대 강상준(康祥俊.56.과학교육과)교수는 『산불이 난 지역의 경우 3년 정도가 지나야 토양 성분이 예전의 상태를 회복하며 수목의 경우 10~13년이 돼야 작은 나무가 자란다』며『이 기간중에는 곤충과 작은 동물들도 서식지가 없어 종의 다양성및 균형이 크게 떨어진다』고 말했다.
이찬호.강찬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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