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川 복개또다시 뜨거운찬반논쟁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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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7면

『당초 계획대로 복개해야 한다.』『무슨 소리냐.그대로 둬야 한다.』 수원천 복개공사를 둘러싼 찬반논쟁이 또다시 뜨겁게 일고 있다.수원천 복개와 관련,『문화재를 훼손시킬 수 있다』는 문화재관리국 통보에 따라 심재덕(沈載德)수원시장이 지난 2월말공사를 중지토록 한데 대해 수원시의회가 반발,지난달 중 순부터한달여 일체의 의정활동을 중단하고 있다.
시의회측은 이미 시민여론조사에서 찬성쪽으로 굳어졌고 의회까지통과해 추진되고 있는 입장에서 이를 번복한다는 것은 있을 수 없다고 주장,복개할 것을 촉구하고 있다.
◇수원천 복개배경=수원시는 지난 88년부터 광교산에서 발원,수원 도심을 관통해 세류대교까지 이어지는 수원천이 악취가 심하고 도심미관을 크게 해치자 이를 복개키로 했다.

<약도참조> 시는 당시 복개천을 도로로 활용하면 남문로의 심각한 교통난을 해소하고 무분별하게 자리잡고 있는 노점상 정리도할 수 있다는 이유를 내세웠다.
이에 따라 시는 91년12월 1단계 공사구간인 매교~지동(7백90)간을 복개해 왕복 4차선도로를 건설한데 이어 2단계로 지난해 3월부터 지동~매향교(4백80)간 복개공사에 들어가 올연말 완공할 계획이었다.또 3단계 구간(매교~세 류대교간.1천20)공사는 2단계가 마무리되는대로 착수키로 했다.
◇반대=수원천 복개를 둘러싼 대립은 10여년전부터 수원시의 가장 큰 논쟁거리.
1단계 복개공사가 시작되기 전부터 현 沈시장이 이끌던 수원문화원이 주축이 돼 수원천 복개공사를 반대해 왔다.
이들은 문화유적들이 훼손될 우려가 있다는 것을 내세워 서울 청계천의 과오를 밟지 말자는 주장이다.
또 도로를 개설해 본들 도심교통난 해결에는 별 도움이 안 될뿐 아니라 배수가 제대로 안돼 수해를 당할 우려도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시측은 시민들의 절대적 찬성으로 나타난 설문조사결과와시의회 통과를 근거로 공사를 강행,40%가량의 공정률을 보이는등 순조롭게 추진해 왔다.
그러나 수원시는 지난 2월 문화재관리국이 『사적3호인 수원성곽의 보호를 위해 공사중지』가 바람직하다고 통보한 내용을 밝힌뒤 공사를 중단했다.
◇찬성=그러자 복개구간에 포함되어 있던 상인과 상당수의 시의원.시민등이 즉각 재개를 요구하며 반발하고 있다.
지난달 14,15일 이틀동안 개최된 수원시의회에서 의원들은 일반안건 심의등을 보류한채 『만장일치로 통과되고 전임시장이 적법한 절차를 밟아 추진한 사업을 중단한다는 것은 납득할 수 없다』며 시의 일방적 공사중지를 따져 물었다.
또 『공사가 중단될 경우 수백억원의 시민혈세가 낭비되는데 즉흥적으로 공사를 중단한 처사는 편법행정』이라며 『이미 건천이 되어버리고 폐수구에 불과한 하천을 어떻게 살리자는 것이냐』며 맞섰다. 뿐만 아니라 『문화재관리국이 당초 조건부 승인방침을 번복하고 복개 중지결정을 내린데는 시 등이 이런 답변을 유도했다』는 주장을 폈다.
한편 수원시는 23일 오후 도문화예술회관에서 시민토론회인 「화요일에 만납시다」를 개최,수원천 복개문제를 비중있게 다뤘으나이 자리에서도 찬반논쟁이 장시간 벌어졌으며 결국 복개천문제 해결은 현 수원시장을 비롯한 집행부와 의원.상인등 의 첨예한 대립으로 표류하고 있다.
정찬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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