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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세웅씨가 밝힌 김정일의 비자금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0면

최세웅씨는 10억~20억달러 규모에 달하는 북한 김정일(金正日)의 비자금은 측근인 권영록(60대)이 관리하고 있으며 그 때문에 권은 한달중 보름은 해외출장을 다닌다고 말했다.
다음은 최씨의 김정일 비자금 관련 증언내용.
『김정일의 비자금은 크게 1차상품 판매와 중계업등 두가지 원천(소스)을 갖고 있다.1차 상품에는 금.송이버섯.명태등이 포함되고 이를 일본.동남아등에 판매해 외화를 획득하고 있다.
중계업은 일제 중고 자동차등을 들여다 중국등에 되파는 방식의「되거리 무역」방식으로 외화를 버는 것이다.좀더 구체적으로 말하자면 북한은 매년 12가량의 금(1억2천만달러),송이버섯(2천만~3천만달러),수산물(2천만~3천만달러)등을 수출한다.
또 제2경제(군수사업)부문의 무기 판매 수입도 상당할 것으로본다.이밖에도 조총련을 비롯,당 간부들이 김정일에게 직접 바치는 충성금도 있다.
그러나 대성은행.중앙당 39호실을 통해 이같은 돈이 김정일에게 올라가기는 하지만 내려오는 것은 거의 없다.따라서 대부분의돈은 김정일의 개인 비자금으로 전용된다고 봐도 큰 무리는 없다. 김정일이 지난 10년간 매년 1억~2억달러씩만 모았다 해도비자금의 총규모는 10억~20억달러는 될 것으로 추정된다.
이렇게 다양한 경로로 모아진 비자금은 노동당 김정일 서기실에소속된 권영록 부부장이 직접 관리하고 있다.
호위총국 출신인 권은 김정일을 20년간 그림자처럼 따라다닌 인물로 김정일 집무실에 바로 들어갈 수 있는 유일한 측근이다.
권은 한달에 15일은 해외로 출장다니며 스위스.독일.홍콩.마카오 등에 비밀예치한 비자금을 관리하는 것으로 생각된다.
90년초 동구권 국가들이 붕괴했을때 상부의 지시로 내가 관리하던 2천만~3천만달러를 마카오 등으로 송금한 적도 있다.
북한의 외환업무는 70년대초부터 시작됐다.그 당시 북한은 유럽에서 독일 마르크 차관을 도입했는데 마르크화를 달러화로 바꾸는 과정에서 환율변화로 1백50만달러를 공짜로 벌었다.당 간부가 이같은 사실을 김일성(金日成)에게 보고하자 김 일성은 「이것이 자본주의와 맞서 싸우는 것이니 외환사업을 적극 꾸리라」고지시했다.
그 결과 대성은행(총재 이홍)은 77년부터 7명의 외환딜러를두고 외환업무를 보고 있다.주로 런던을 통해 외환거래를 하는데주문은 오스트리아.마카오.일본 등에 낸다.
북한의 외환딜러들은 후진적인 정보체제와 경직된 결재체계로 엄청난 스트레스를 받고 있다.예컨대 외환사업을 관장하는 당에서 외환딜러들의 업무를 분기별로 평가하는 것이 아니라 매일 평가해사상투쟁등 비판을 가한다.
또 외환업무에선 신속한 의사결정이 생명인데 북한에서는 한번 품의가 올라가면 한달이고 두달이고 시간을 끌기 일쑤다.그 때문에 대성은행은 91년말 약 8백만달러를 잃기도 했다.물론 상부에 보고 안하고 쉬쉬하고 말았다.』 안희창,최원기,김용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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