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원창구 직원 수화 배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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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0면

『두 손을 지붕같이 한번 만들어보세요.이게 바로 집을 뜻하는수화입니다.여기서 한쪽 손을 그냥 두고 다른 손을 물결치듯 하면 가정을 뜻하는 말이 되고요.』 19일 오후6시 서울 종로구청 기획상황실.
40여명의 공무원들이 퇴근도 미룬 채 「손으로 하는 말」인 수화를 배우느라 진땀을 흘리고 있다.
바로 종로구가 20일 장애인의 날을 맞아 종로구및 관내 동사무소 민원창구 담당자들을 대상으로 처음 실시한 「수화교실」현장. 『농아(聾啞)장애인들이 동사무소나 구청을 찾아와도 의사소통이 안돼 애먹는 모습을 종종 보곤 했어요.민원창구 담당자들이 간단한 수화라도 배워두면 장애인들을 대하는데 매우 편리할 것 같아 수화교육을 하는 것이지요.』 지난해 9월부터 종로구청 문화공보실 차량기사(기능직 10등급)로 일하면서 이번에 수화강사로 나선 김상구(金尙耉.29)씨는 『수강생들의 열의가 매우 높아 앞으로 한두달만 배워도 장애인들과 간단한 의사소통을 하는데는 문제가 없을 것 같다』고 밝혔다.
수강생들은 이날 「안녕하세요」「무엇을 도와드릴까요」등을 배우며 앞으로 민원창구와 현장에서 수화를 직접 실천해 보이겠다고 말했다. 약 3년전 원주에서 친구소개로 수화를 배우기 시작한 金씨는 지금까지 약 1백여명에게 수화를 가르쳐왔는데 앞으로 8개월동안 매주 두차례(화.목요일 오후6~7시) 종로구청에서 수화교육을 실시할 예정.
문경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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