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영수회담 단독대좌에서 나눈 대화록

〈남북관계〉 金총재=4자회담 제안은 적절한 것이었습니다.한 가지 우려되는 것은 북.미(北美),북.일(北日)관계만 진전되고4자회담을 포함한 남북관계 개선조치는 진전이 없거나 크게 뒤지지 않을까 하는 점입니다.
金대통령=현재까지 북한의 공식반응은 없습니다.북한이 한반도정세를 오판한다면 중대한 착각입니다(북한의 군사동향과 내부사정에대해 자세히 설명함.金총재는 『안보문제는 얘기 안하기로 약속했다』며 구체적 설명을 하지 않음).
〈여야 및 개인관계〉 金총재=야당은 국정의 동반자입니다.민주국가에서 대통령이 야당을 만나는 것은 필요하고 당연한 일입니다.그런데 지금까지는 그러지 못했습니다.3개월에 한번씩 만나 대화를 가집시다.나는 대통령에게 개인적으로나 공적으로 악의가 없습니다.성 공하기 바랍니다.
金대통령=나도 金총재가 잘 되기를 바랍니다.정례화는 그렇고 필요하면 자주 만납시다.나는 절대로 대통령 한번 더 안합니다.
99% 나를 믿으시오.내각제개헌도 절대 있을 수 없습니다.임기중 개헌은 절대 안합니다.92년 당선축하 전화를 나눈 뒤 한번만나기로 했는데 왜 만나려 하지 않았습니까.
金총재=그때 김덕룡(金德龍)의원이 『대통령께서 한번 방문하실것』이라고 하더니 소식이 없었습니다.
金대통령=영국에서 돌아오는 공항에서 나를 만나지 않겠다고 하지 않았습니까.
金총재=공항에서 어떤 기자가 나 보고 『YS를 만날 겁니까』하길래 공식석상에서 YS라는 영어식 표현이 마땅치 않아 『YS가 누구요』하고 물어본 것이 거두절미된 채 그 부분만 방송에 나간 것입니다.
金대통령=그런가요?(金총재는 『이 부분을 설명해서 오해가 풀렸다』고 전함) 〈총선 관련〉 金총재=주로 여당후보에 의해 금권선거가 공공연히 행해졌고 증거도 있습니다.또 검찰과 경찰에 의한 관권선거,언론에 대한 권력의 간섭,그리고 비무장지대 사태가 터지자 안보문제를 선거에 이용했습니다.
金대통령=검찰이 철저히 조사해 법대로 처리할 것입니다.
金총재=철저히만 하면 안되고 여야 구분 없이 공정해야 합니다. 金대통령=여야 가리지 않고 빠른 시일내 철저히 조사할 것입니다.아직 자세한 보고를 받지 못했지만 지금 예측하기에는 상당수가 의원직을 잃게 될 가능성이 있습니다.
〈대선자금〉 金총재=여당 간부들이 내가 노태우(盧泰愚)씨로부터 20억원 이외에 수백억원을 받아 감췄다고 주장하는데 근거도대지 못했습니다.이제 선거도 끝났으니 대통령께서 92년 대선 때 盧씨로부터 자금을 받았는지 밝히는 결단을 내려 주십시오.
金대통령=내가 민자당후보가 된 뒤에도 盧씨와의 관계가 계속 악화돼 왔습니다.중앙일보 1면 톱에 盧대통령이 민자당을 탈당한다고 해서 그 다음날 청와대에 가서 물으니 그러겠다고 하면서 중립을 지키겠다고 했습니다.『난 어떡하란 말이냐』 며 철회를 요구했으나 다투고 갈라졌습니다.
金총재=그럼 왜 盧씨는 검찰에서 『사실대로 얘기하면 나라가 시끄러워진다』고 말하고 盧씨 아들은 『쓸 만큼 주었다』고 말하는 것입니까.
金대통령=그 사람 참 이상한 사람입니다.당비는 반드시 사무총장에게 주고 나에게는 주지 않았습니다.
〈여소야대.세대교체〉 金총재=세번째 여소야대 정국이 나타났습니다.13대처럼 여소야대를 인위적으로 변경한 결과 정국의 극한대립만 가져왔습니다.이런 잘못을 되풀이하지 않기 바랍니다.또 이번 선거를 통해 인위적 세대교체는 안된다는 게 나타났습니다.
金대통령=이번 선거 결과는 여소야대라고 할 수 없습니다.무소속당선자 대부분이 신한국당 공천신청자들입니다.상당수가 입당의사를 밝혀 왔습니다.이번 선거에서 젊은 후보들이 많이 당선된 것을 보더라도 국민이 세대교체를 원하는 것 아닙니까 .
〈대통령 당적부분〉 金총재=거당(擧黨)적인 협력체제를 위해 대통령의 당적이탈이 필요하다고 봅니다.
金대통령=盧씨가 무책임하게 탈당하는 것을 보고 충격을 받았습니다.내 입장은 안정적 국정운영을 위해 끝까지 당적을 유지하겠다는 것입니다.
〈중소기업.농촌.물가대책〉 金총재=농가부채 감면,우루과이라운드 특별법 시행규칙 마련,이중곡가제 등을 실시하도록 건의드립니다. 金대통령=삶의 질을 높이기 위해 내년 복지예산을 늘리겠습니다.통합의보 실시문제는 검토해 보겠습니다.
〈지역감정 해소〉 金총재=지역간 대립이 개선되지 않고 있습니다.대통령의 명예와 역사의 평가를 위해 남은 임기중 꼭 해결하기를 바랍니다.
金대통령=지역감정은 통탄할 일입니다.나와 金총재가 만나는 게많은 도움을 주지 않겠습니까.
〈역사 바로세우기〉 金총재=5.18 광주민주화운동 기념일 제정은 과거 여야의 합의사항이었습니다.
金대통령=법률적으로 검토해 나중에 대답하겠습니다(金대통령은 회담후 윤여준(尹汝雋)대변인에게 기념일 제정에 합의한 것으로 기억난다며 제정방침을 밝혔다).
金총재=민주화투쟁도 같이 했으니 남은 20개월 동안도 대화로협력해 나갑시다.
金대통령=全.盧씨는 법대로 엄격히 처리하겠습니다.金총재,이제낡은 정치,썩은 정치를 청산하고 맑은 정치,깨끗한 정치를 해 나갑시다.
김두우.김현종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