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 4번째 도전 ‘억척 여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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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6면

4년마다 올림픽에 나섰다. 베이징 올림픽은 이들에게 네 번째 도전이다. 미국 여자양궁 대표 카투나 로리그(34·사진左)와 근대5종 대표 셰일라 타오미나(39·右)가 그 주인공이다.

두 선수 모두 네 번째 올림픽 출전이긴 하지만 다른 점도 있다. 로리그는 네 번째 올림픽을 맞는 동안 국적이 두 차례나 바뀌었다. 3개국 대표로 네 번의 올림픽에 나서는 셈이다.

이에 비해 타오미나는 네 번의 올림픽에서 종목을 두 차례 바꿨다. 3개 종목 대표로 네 번의 올림픽에 나서는 것이다. 두 선수 모두 올림픽과 질긴 인연이다. 최근 미국의 유에스에이투데이 등 외신은 국적과 종목을 바꿔 올림픽에 네 번째 출전하는 이들의 스토리를 소개했다.


로리그가 올림픽 무대를 처음 밟은 것은 1992년 바르셀로나 대회다. 74년 그루지야에서 태어난 그는 옛 소련이 해체된 뒤 독립국가연합(CIS) 대표로 바르셀로나 대회에 출전했다. 개인전에선 6위에 그쳤지만 단체전에선 동료들과 함께 동메달을 따냈다.

96년 애틀랜타 올림픽은 로리그의 두 번째 도전이었다. 그는 이 대회에선 그루지야 국기를 가슴에 달고 출전했지만 메달을 목에 걸지 못했다. 2000년 시드니 올림픽에도 그루지야 대표로 나섰지만 입상하지 못했다.

로리그는 네 번째 올림픽인 베이징 대회에는 성조기를 가슴에 달고 나선다. 미국인 축구코치와 결혼한 뒤 뉴저지로 이주한 것이 계기가 됐다. 2001년 남편과 헤어졌지만 로리그는 미국 대표로 베이징 올림픽 사대에 선다.

타오미나는 각각 다른 세 종목 대표로 올림픽 무대에 나서는 최초의 여자선수다. 96년 애틀랜타 대회에서는 수영 계영 800m에 출전해 금메달을 목에 걸었고, 2000년 시드니와 2004년 아테네 올림픽에서는 트라이애슬론 선수로 나서 각각 6위와 23위에 올랐다.

올림픽과의 인연이 끝났다고 여겨지던 2005년 타오미나는 다시 근대5종으로 종목을 바꿔 나타났다. 근대5종은 하루 동안 사격·펜싱·수영·육상·승마 등 5종목을 한꺼번에 치르는 경기. 올림픽을 향한 그의 열정 앞에선 나이도, 돈도 문제가 되지 않았다.

39세의 타오미나는 헐값에 집을 팔아 훈련비를 충당했다. 그리고 오직 베이징 올림픽만을 기다리며 뛰고 또 굴렀다. 이번 대회 그의 목표는 5개 종목을 모두 끝마치는 것이다.

송지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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