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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5대 총선 신한국당-예상깬 善戰에 환호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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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개표 종료결과 신한국당이 선전(善戰)을 벌인 것으로 드러나자 당직자들은 각자 자기 사무실로 들어가 휴식을 취하는 등 여유있는 모습.초반 방송3사가 출구조사를 통해 신한국당이 1백75석을 얻을 것으로 보도하자 상황실은 온통 축제분 위기에 들떴으나 시간이 갈수록 초기 방송내용보다 30석 정도가 당선예상에서 벗어나자 실망하면서도 『이 정도면 승리』라고 안도하는 분위기. 그러나 상황실을 끝까지 지킨 당직자들은 『방송에서 김만 빼지 않았다면 완전히 축제 분위기가 됐을텐데 좋은 성적을 받고도 왠지 씁쓰레하다』고 섣부른 출구조사 방송을 원망.
강삼재(姜三載)사무총장은 『1주일 전부터 우리당이 승리할 것으로 믿었다』며 『방송 출구조사를 보고 그 정도는 안될 것이라고 짐작했다』고 피력.
姜총장은 『언론에서 여소야대를 예상할 때 나는 과반수를 자신하고 있었다』며 『이번에 국 민들은 현역정치인에게 무서운 경고를 보낸 것같다』고 표심(票心)을 풀이.
일찌감치 당선이 확실시된 김덕룡(金德龍.서초을),박주천(朴柱千.마포을),박성범(朴成範.중구)당선자 등은 자정넘어 당사를 방문,姜총장 등 당직자들에게 인사를 전하기도 했다.
이회창(李會昌)선대위의장은 표정을 극도로 자제하면서 『신한국당이 옳은 말을 했고 유권자들이 이를 신뢰한 것같다』며 『기성정치권에 대한 국민의 심판이 어떤 것인지 보여주는 것같다』고 소감을 간단히 피력.李의장은 대세를 읽은듯 자정 이 되기 전 귀가. 이에 앞서 방송 출구조사에서 신한국당 의석이 1백75석에 이를 것으로 나타나자 상황실은 한순간 열광의 도가니로 변했다. 상황실 당직자들은 예상당선자 숫자가 기대보다 엄청나게 많은 것으로 나타나자 여기저기서 『이거 사실이냐』『이거 믿어도 되냐』며 도저히 믿을 수 없다는 표정을 지으면서도 『어차피 이긴 싸움아니냐』며 샴페인을 터뜨려 건배.
권기균(權奇鈞)기획부장은 공식 개표집계후 붙일 무궁화꽃을 상황판 앞에 갖다놓으며 『이런 결과를 예상하고 무궁화꽃을 2백개나 준비했다』고 자랑.
權부장은 『지난해 지방 선거때 무궁화를 스티커로 붙여 패배한것같아 이번에는 조화(造花)를 준비했는데 적중한 것같다』고 희색. 한편 개표초반 상황실에는 이회창 선대위의장.강삼재 총장.
이홍구(李洪九)고문이 찾아와 서로 격려를 나눴으며 나중에 들른김명윤(金命潤.전국구 4번)평통수석부의장은 연신 흥분된듯 땀을닦으며 『내 생애 이렇게 기쁜 날은 김영삼(金泳三 )대통령 당선때 이후 처음』이라고 기쁨을 표시.
金부의장은 『신한국당이 참패는 하지 않을 것이라고 어렴풋이 기대는 했지만 이 정도로 성적을 거둘줄은 몰랐다』며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기도.
상황실에는 외신기자들은 물론 독일대사관 직원들도 나와 지대한관심을 표시.신한국당 당직자들은 이미 이틀전 부터 「이상한 낌새」를 알아차렸으나 대부분 「설마」하고 승리를 확신하지 못했다고. 상황실 신동철(申東喆)정세분석반장은 『방송사 출구조사가 나오기 이틀전에 지역구 1백50여석을 넘는 자체 여론조사가 나왔으나 아무도 믿지 않았다』며 『이런 여론조사가 나왔는데도 간부들은 예상 지역구 당선자수를 1백20석 내외로 잡아 보고했다』고 설명.
상황실 관계자들은 이번 승리는 막판 부동표가 대거 신한국당으로 몰렸기 때문이라고 분석.
이원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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