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행 지존’ 짐 레러 … 대선 TV토론 11번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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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대통령 후보 간 TV토론의 단골 사회자로 명성을 떨쳐 온 PBS 방송의 짐 레러(74·사진)가 올해도 토론 진행자로 마이크를 잡는다. ‘뉴스 아워’의 앵커를 맡고 있는 레러가 앞으로 세 차례 열리는 대선 후보 TV토론 가운데 첫 번째 토론의 사회를 맡게 됐다고 대통령 후보 토론위원회가 5일(현지시간) 밝혔다. 버락 오바마(민주)와 존 매케인(공화)의 첫 토론은 다음달 26일 미시시피주 옥스퍼드의 미시시피대에서 열린다.

레러는 1988년 대선 후보 토론회를 처음 진행한 후 92년 두 번, 96년 세 번, 2000년 세 번 등 모두 열 차례나 토론회 사회를 맡았다. 신문기자를 하다 방송사로 옮긴 레러는 73년 워터게이트 사건에 대한 상원 청문회를 생중계하는 자리에서 두각을 나타냈다. 워터게이트는 리처드 닉슨 당시 대통령의 재선위원회가 민주당 전국위원회 사무실을 도청하려다 발각된 사건이다. 그는 방송계에선 가장 큰 상인 에미상을 두 차례 받는 등 언론 관련 상을 30여 차례 수상했다. 99년엔 ‘텔레비전 명예의 전당’ 멤버가 됐다. 짐 레러는 감정에 치우치지 않으면서 객관적이며 공정한 스타일의 토론을 이끄는 것으로 널리 알려져 있다. CNN의 전직 유명 앵커 버나드 쇼는 그에 대해 ‘토론 사회자의 지존(the dean of moderators)’라는 별명을 붙이기도 했다.

미국 대선에선 첫 번째로 열리는 후보 토론회가 가장 큰 주목을 받는다. 닐슨 미디어 리서치에 따르면 2004년 대선 때 플로리다주 마이애미대에서 열린 공화당 조지 W 부시 대통령과 존 케리 민주당 상원의원의 첫 토론회는 무려 6240만 명이 시청한 기록을 남겼다. 올해 10월 7일 테네시주 내슈빌의 벨몬트대에서 열리는 2차 토론회는 NBC 방송의 톰 브로커(68)가 진행한다. 10월 15일 뉴욕주 헴스테드의 호프스트라대에서 열리는 마지막 토론회 사회자는 CBS 방송 ‘페이스 더 네이션(face the nation)’을 진행하는 밥 시퍼(71)로 결정됐다. 시퍼는 2004년에도 후보 간 세 번째 TV토론의 사회를 맡았다. 첫 번째와 세 번째 토론회는 사회자의 진행에 따라 오바마와 매케인 두 후보가 공방전을 벌이는 전형적인 토론 방식으로 진행된다. 그러나 두 번째 토론회는 두 후보가 청중 앞에서 토론을 하며, 청중에게도 질문할 기회가 주어지는 ‘타운 홀 미팅’ 방식으로 열린다.

워싱턴=이상일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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