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규제, 한국이 가장 심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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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6면

국내 부동산 규제가 세계에서 가장 심한 수준이라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특히 민간이 공급하는 신규 주택의 분양 자격과 가격까지 규제하는 나라는 세계에서 한국이 유일한 것으로 나타났다.

자유기업원(원장 김정호)은 6일 ‘재산권·규제·주택시장’이란 보고서를 통해 세계 16개 국가 주요 도시를 대상으로 토지재산권 규제 지수를 조사한 결과 서울이 16점(조사 대상 19개 규제 항목 중 16개에서 규제가 있다는 의미)으로 규제가 가장 심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서울 다음으로는 ▶싱가포르(11점) ▶상하이·도쿄·암스테르담(8점)이 규제가 많았고, 홍콩·독일(2점)의 규제가 적었다.

이 조사는 김 원장과 서강대 경제학과 김경환 교수, 미 위스콘신대 스티브 말페지 교수가 지난해 9~11월 서울·싱가포르·도쿄·런던·로스앤젤레스 등 도시의 전문가를 상대로 설문조사하는 방식으로 이뤄졌다. 도시(국가) 간 부동산 규제를 분석한 연구 조사는 이게 처음이다.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은 민간 공급 주택의 분양 자격을 규제할 뿐 아니라 분양가상한제를 통해 분양가격을 규제하고 일부 원가도 공개한다. 그러나 부동산 규제가 많다고 알려진 싱가포르는 정부가 주택시장 여건에 따라 택지공급량만 통제하는 식으로 신규 주택 배분을 일부 규제할 뿐 다른 규제는 없다. 중국은 공공부문의 신규 공급 주택에만 가격 규제를 들이댄다.

김정호 원장은 “부동산은 수출입이 안 되는 국지적 성격이 강한 데다 관련 제도가 워낙 복잡해 글로벌 스탠더드를 도출하기 어려웠다”며 “이번 비교를 계기로 국제적으로 통용할 수 있는 규제에 대한 논의가 본격화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안혜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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