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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탈리아 총선 우파연합.중도좌파 백중세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9면

오는 21일 2년만의 총선을 치를 이탈리아 정치판이 혼란을 거듭하고 있다.
부패 스캔들로 얼룩진 채 군소 정당간 편가르기가 치열하고 인기 위주의 정책 대결이 펼쳐지고 있다.
그래서 선거를 치르기도 전에 벌써 이번에도 과반수를 확보하는정파가 나타나지 못해 군소정당들이 연립정부를 구성하는 불안정 상태가 계속되리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심지어 현재 진행중인 선거법 협상이 끝나면 또다시 총선을 치러야 할 상황도 점쳐지고 있다.
양대 정치세력인 좌.우파 중 어느 쪽도 뚜렷한 우위를 잡지 못하고 있어 최근 여론조사 결과 우파 연합인 「자유동맹」과 중도 좌파 「올리브나무 연합」이 각각 38% 안팎의 지지율을 보였다. 20% 이상으로 나타난 부동층은 갈수록 늘고 있다.
또 아직도 총리 후보를 놓고 정파별 내부 분열을 겪고 있다.
이런 와중에 부패 스캔들을 파헤쳐 대중적 인기가 높은 안토니오 디 피에트로 전 특별검사는『어느 당도 지지하지 않겠다』며 정치 불참여를 선언,각 정당간의 「도토리 키재기」싸움이 가열되고 있다.
지난달 의회가 해산된 직접적 계기는 「강력한 대통령제」의 도입 여부였다.
그러나 각 정당들은 이 문제보다 당장 인기를 끌기 위한 감세(減稅)정책을 앞다퉈 내세우고 있다.
이탈리아 정치의 불명예 대명사인 부패 스캔들도 여전히 불씨다. 실비오 베를루스코니 전 총리(59)는 마피아 연계 의혹에다세무공무원에 대한 뇌물 제공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으며,중도 좌파의 로마노 프로디(56.전 산업부흥공사 총재)총리 후보도 재임 때의 직권 남용 혐의로 수사를 받고 있다.
집권 기민당이 부패 스캔들로 지난 94년 3월 무너진 이후 줄곧 정국 불안을 겪고 있는 이탈리아의 이번 총선은 한번 혼란에 빠진 정국이 다시 안정을 찾기가 얼마나 어려운가를 잘 보여주고 있다.
윤석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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