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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릴러 두편 "12 몽키스""파이널 디시전" 흥행 대결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41면

『라스베이거스를 떠나며』『비포 선라이즈』등 잔잔한 사랑 이야기가 흥행을 주도하고 있는 극장가에 잘 만든 스릴러 영화 2편이 5일 나란히 선보인다.인류의 암울한 미래를 그린 SF 미스터리 스릴러 『12 몽키스』(12 Monkeys )와 8천 상공에서 숨가쁘게 펼쳐지는 하이테크 액션 스릴러 『파이널 디시전』(Executive Decision)이 화제의 작품.『12 몽키스』가 생각할 여지가 많은 깊이있는 작품성을 지녔다면 『파이널 디시전』은 오락성에 충실한 할■ 우드식 액션영화다.
『12 몽키스』는 브루스 윌리스.브래드 피트.매들린 스토등 할리우드 톱 스타들이 출연했지만 이들보다 테리 길리엄 감독의 이름이 더욱 눈길을 모으는 작품.
『브라질』(국내 비디오 출시명은 『여인의 음모』).『피셔 킹』등 독특한 작품으로 우리나라에도 꽤 많은 고정팬을 지닌 길리엄 감독은 할리우드 스타들을 기용하면서도 매우 비할리우드적인 작품을 만들어 냈다.
『12 몽키스』의 무대는 2035년.1996년 치명적인 바이러스가 지구를 뒤덮어 인류의 90%가 멸망했으며 나머지 10%도 지하에서 생활하고 있다.이 지하의 과학자들은 시간여행을 통해 96년으로 사람을 보내 바이러스 유출을 막아보 려는 계획을세우고 수감생활중인 제임스 콜(브루스 윌리스)을 보낸다.
바이러스를 퍼뜨린 장본인으로 지목되고 있는 12마리 원숭이군단을 찾아나선 콜은 그러나 잘못돼 90년으로 보내지고 정신병원에 수용되는 신세가 된다.여기서 정신과의사 캐서린 레일리(매들린 스토)와 12마리 원숭이군단과 관련이 있는 미 치광이 제프리 고인스(브래드 피트)를 만나 수수께끼 해결의 실마리를 찾는다. 할리우드를 떠나 영국에서 작품활동을 하는 길리엄 감독은 인기 컬트영화로 자리잡은 『브라질』(85년)과 『바론의 대모험』(89년)에 이어 다시 한번 시간여행과 어두운 미래,천재적인정신병자,운명과 기억에 얽힌 몽상적인 이야기를 만들 어 냈다.
암울하지만 흥미있는 『12 몽키스』는 바이러스 유출을 막으려는시도가 실패로 돌아감으로써 운명은 결코 바꿀 수 없다는 숙명론을 펼쳐 보인다.세명의 스타가 모두 기존의 이미지를 깨뜨리는 진지한 연기를 보여준다.
『다이하드 2』『데몰리션 맨』의 편집감독을 지낸 스튜어트 배어드의 감독 데뷔작인 『파이널 디시전』은 이슬람 테러집단의 미국 민항기 납치라는 진부한 플롯을 첨단기기가 동원되는 테크노 스릴러로 커버하고 있다.여기에 요즘 새로운 액션 영웅으로 떠오르고 있는 커트 러셀의 매력이 보태진다.
『파이널 디시전』의 압권은 레이더에 잡히지 않는 스텔스기를 동원한 고공 도킹작전.비행기 납치사건을 검토한 테러리스트 전문가 데이비드 그랜트(커트 러셀)는 비행기에 치명적인 독성의 신경가스가 실려 있을지도 모른다는 분석을 내린다.미 국 대통령과국방부는 아예 비행기를 격추시키고 정치적인 생명을 끝장내느냐,아니면 납치범들의 요구대로 워싱턴에 착륙하게 해 신경가스로 인한 전멸을 당하느냐의 기로에 선다.
이때 특수부대가 스텔스기로 다가가 납치 여객기에 침투,테러리스트를 섬멸한다는 마지막 가능성이 제기되고 실행에 들어간다.그러나 트래비스대령(스티븐 시걸)이 이끄는 특수부대는 도킹도중 사상자를 내고 민간인인 그랜트가 중요한 임무를 수 행할 수밖에없는 상황에 이른다.
시종일관 손에 땀을 쥐게 하는 긴장감이 흥미를 더해주는 작품.하지만 조종사가 사살된 뒤 그랜트가 보잉 747 여객기를 비상착륙시키는 끝부분은 현실감을 떨어뜨려 아쉬움을 준다.
이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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